글로벌 증시 동반 강세에 힘입어 연일 거침 없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종합주가지수(KOSPI)가 10일 장중 한때 1,600선을 넘어서며 한국 증시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
전문가들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국내 증시의 상승 흐름이 연말까지 무난히 이어질 것으로 낙관했다.
●“올해 안에 1,700 넘는다”-제한적 조정은 불가피
대부분의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증시의 상승 흐름에 제동을 걸 만한 큰 악재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코스피가 올해 안에 1,700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1분기를 기점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내 증시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 등 시장을 둘러싼 호재도 풍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정영완 투자전략센터장도 “부진한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 정도를 제외하면, 시장 전체적으로 뚜렷한 악재가 없다는 것 자체가 호재”라며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시중자금이 증시로 이동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가 단기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긴축 정책을 펼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향후 제한적인 수준의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투자증권 김영익 리서치센터장은 “주가의 절대수준이 크게 높아진 까닭에, 단기적으로 외국인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것”이라며 “이에 따라 6월 이전에 한 차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센터장도 “원화가 최근 다시 강세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증시는 여전히 저평가”-금융ㆍ유통ㆍ건설업종 유망
리서치센터장들은 또 코스피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오르긴 했지만 해외 증시와 비교하면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현대증권 서용원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증시의 동반랠리는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세계적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경기가 하반기에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내수 비중이 큰 금융ㆍ유통ㆍ건설업종 등을 투자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삼성증권 정영완 투자전략센터장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 여파로 최근 주가상승에서 소외된 은행주와 생보사 상장에 따라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 손해보험 관련주가 유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본격화하자 기관들이 환매대금 마련을 위해 시장 비주도업종을 파는 대신 시장 주도업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점을 들어 조선ㆍ철강ㆍ기계업종을 추천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대우증권 홍성국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펀드로의 신규 자금 유입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업종별 주가 차별화가 한층 심화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