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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영욕의 10년/ 英 '젊은 피'서 '美의 푸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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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영욕의 10년/ 英 '젊은 피'서 '美의 푸들'로

입력
2007.05.10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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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레어(54) 영국 총리는 정식 퇴임까지 남은 7주 동안 국내문제는 브라운 재무장관에게 일임하고 국제관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 다섯 차례의 해외방문이 빡빡하게 짜여져 있다.

11일 블레어 총리는 프랑스 파리로 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당선자와 회담하고 이어 다음주에는 마지막으로 미국을 방문,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고별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달 말에는 남아공 등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다. 내달 6~8일 독일 하일리겐담에서 선진 8개국(G8)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이어 21, 22일에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로 날아간다.

일정은 숨가쁘지만 큰 현안이 없는 사교적 성격의 행사가 대부분이어서 블레어 총리는 이번 해외 순방을 외국 지도자들에게 자신의 총리 인생을 정리하고 감사를 표시하는 의전의 자리로 활용할 전망이다.

블레어 총리 시대에 대한 평가는 집권 10년이란 무게감이 말해주듯 복합적이다. ‘성장과 분배의 조화’ ‘유럽과 미국의 가교’라는 ‘제3의 길’을 주창해 유럽 좌파의 새로운 좌표를 제시했고, 이를 바탕으로 영국 경제의 호황을 이끌었다. ‘제3의 길’은 이후 전 유럽을 휩쓴 실용주의의 이론적 토대가 돼 좌우파 이념대결의 퇴조를 불러왔다.

국내적으로는 수십년간 영국의 골칫거리였던 북아일랜드 분쟁을 해결하는 역사적인 ‘굿프라이데이(성금요일)’ 협정을 이끌어냈고, 이 결과 북아일랜드의 신ㆍ구교 정치지도자들은 블레어 총리가 사임을 발표하기 이틀 전인 8일 공동 자치정부를 출범시켰다.

스코틀랜드, 웨일스의 광범위한 자치를 허용해 영국 연방제의 기틀을 닦는 성과도 거뒀다. 그러나 ‘부시의 푸들’이라는 수모까지 받게 한 이라크전이 블레어의 이런 업적을 한 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며 가장 신뢰 받던 총리에서 가장 인기 없는 총리로 퇴장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퇴임 후 블레어 총리가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사이의 이해를 증진하는 국제적인 재단을 세울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재단은 7ㆍ7 폭탄테러가 일어난 영국,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유혈분쟁이 끊이지 않는 중동지역 등지에서 종교간 화해와 조화를 추구하는 활동들을 벌이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재단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세운 재단을 모델로 만들어지며, 런던에 본부를 둘 예정이다. 블레어 총리는 이 재단을 통해 종교간 대화뿐 아니라 지구 온난화, 아프리카 개발, 중동지역 평화협상 등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데일리 메일은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는 블레어 총리가 퇴임 후 세계 각지를 돌며 강연으로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보다 더 많은 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블레어 총리가 퇴임 후 첫 해에 강연료로 1,000만파운드(약 184억원)를 챙기고, 인권변호사인 부인 셰리 여사도 연간 250만파운드(46억원)의 강연료를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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