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하는 건 쉽지만 시작하는 건 어렵다.” “신경쓰지 않는다. 서비스로 승부하겠다.”
M(Motorㆍ자동차, Movieㆍ영화), S(Shoppingㆍ쇼핑), V(Valueㆍ가치) 등 알파벳 첫 글자를 딴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신용카드사들의 ‘베끼기’신경전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대카드는 이번 주부터 일간지 광고를 통해 ‘알파벳 카드의 원조는 현대카드’라는 메시지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지난달 업계 1위인 LG카드가 S(쇼핑), M(영화), F(외식)를 내세운 스타일카드 3종을 출시한데 이어 7일에는 우리은행이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기능을 합친 V카드를 내놓자 차별성을 부각시키려는 것이다.
특히 ‘따라하는 것은 쉽지만 시작하는 것은 어렵습니다’라는 카피 문구가 자극적이다. 지난달 표절 여부를 놓고 한 차례 공방을 벌였던 LG카드와 우리은행을 공공연히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M(multiple)카드를 필두로 수년 째 독보적인 알파벳 마케팅을 펼쳐온 원조임을 강조하기 위한 기획광고”라고 설명했다.
LG카드와 우리은행 측은 일단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 한 관계자는 “(현대 측의) 광고 사실은 알고 있지만 소모적인 신경전보다 서비스로 고객을 사로잡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카드는 지난달 금융감독 당국에 경쟁사의 알파벳 모방 마케팅을 제재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감독당국 측은 ‘세부적인 마케팅 전략까지 관여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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