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녀는 괴로워> 에서 비호감 뚱녀였던 주인공은 성형수술을 받고 남성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초절정 미녀로 다시 태어난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현실은 그렇게 환상적이지 못하다. 미녀는>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수술을 반복하다가 일상생활 마저 불가능하게 된 ‘선풍기 아줌마’의 예를 보더라도 성형수술의 환상을 좇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수술대 위에 오르기 전 꼭 짚어봐야 할 것들을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알아본다.
▦ 비포 & 애프터에 속지말라
신극선 관동의대 성형외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현혹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성형수술 전과 후를 비교해 보여주는 ‘비포 & 애프터’ 사진을 꼽았다.
성형외과를 개원했다가 대학으로 돌아온 신 교수는 “비포 앤 애프터는 가장 수술이 잘 된 환자를 선택해서 보여주는 방식으로 사진을 찍는 방식부터 왜곡이 들어있으므로 경계하라”고 말한다.
신 교수에 따르면 수술 전 사진은 화장 안 한 얼굴을 정면에서 찍는다. 반면 수술 후 사진은 화장한 얼굴을 얼짱 각도(위쪽 15도)에서 찍어 이목구비도 뚜렷하고, 가름하게 보이게 한다.
사진에 혹해 ‘나도 수술을 받으면 저렇게 되겠지’라는 환상은 애초에 접어두는 게 바람직하다.
▦ 편법 '성형외과' 간판에 속지말라
몇 년 전까지 강남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했던 엄기일 건국대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무엇보다 수술을 하는 사람이 성형외과 전문의인지 꼭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돈을 잘 벌고자 편법으로 성형외과 전문의를 표방하는 의사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대한성형외과학회에서 인정하는 성형외과 전문의가 1,200명이라면 대한미용외과학회 같은 임의 단체에서 속성교육을 받은 비공식 전문의가 1,200명이’이라는 소리가 공공연히 떠돌까.
엄 교수에 따르면 이들은 현행 의료법상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니면 ‘ㅇㅇ성형외과’ 간판을 사용하지 못하는 점에 착안해 ‘ㅇㅇ의원 진료과목 성형외과’ 중 ‘의원’과 ‘진료과목’을 깨알같이 적어 ‘ㅇㅇ성형외과’처럼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게다가 임의 단체에서 몇 시간 교육과 수강료의 대가로 받은 자격증을 성형외과 전문의 자격증인양 걸어놓는 수도 있으니 소비자들은 두 눈 크게 뜨고 잘 봐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의 위임을 받아 성형외과 전문의를 인정하는 학술단체는 ‘대한성형외과학회’가 유일하다.
▦ 누구에게 수술할 것인지 고민해야
성형수술은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칼을 대는 것이다. 수술 여부도 그렇지만 누구에게 수술할 것인지를 심사숙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엄 교수는 “성형수술도 종류가 많아 분야별로 전문가가 따로 있다”면서 “‘쌍꺼풀 수술은 누구, 가슴확대 수술은 누구’ 식의 대가를 찾아가는 게 실패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잘 모르겠다면 대학병원을 찾아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 개선은 되도 개조는 안된다
신 교수는 “성형수술 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야말로 다시 태어나야 가능한 일”이라며 “의사는 마술사나 조물주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성형수술은 C를 A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A를 A+정도로 개선한다는 인식을 갖는 게 옳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