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협상/ "상품 95% 이상 관세 철폐"

한국과 유럽연합(EU)은 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자유무역협정(FTA) 1차 협상에서 농산물을 포함한 전체 상품의 관세 철폐 수준과 관련, 액수와 품목수 면에서 모두 최소 95% 이상으로 하기로 의견을 접근시켰다.

장단기에 걸쳐 거의 100%에 가까운 품목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기로 한 한미 FTA보다는 민감 품목을 중심으로 개방 제외 대상이 좀 더 많아지는 것이다.

김한수 한국측 수석대표는 이날 “공산품의 경우 모두 10년 이내에 반드시 관세를 철폐한다는 원칙에 양측이 같은 입장임을 확인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일반상품의 관세 양허 방식은 즉시 철폐와 3년내 철폐, 5년내 철폐로 단순화하기로 했으며, 민감 품목에 대해서는 철폐 기간을 향후 별도로 정하기로 했다.

또 민감 농산물에 대해서는 EU 측이 미국처럼 예외 없는 자유화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고, 위생ㆍ검역 분야에서도 쇠고기 광우병 문제와 같은 통상 현안은 FTA 협상에서 다루지 않는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한편 서비스 분야에서 EU 측은 우편 택배의 민영화를 전제로 한 협정 문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한국 측은 국내에서 우편 분야가 국가 독점 분야임을 이유로 이 같은 EU 측 요구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