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나 오피스텔 모두 동났어요. 지갑 두둑한 삼성맨들이 몰려 오는 데 매물이 있겠습니까"
삼성타운 입주가 임박하면서 인근 강남역 일대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상가와 오피스텔은 매물을 찾기 힘들고, 아파트도 주택 경기 침체 속에서도 나홀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타운이 들어선 강남역 3, 4번 출구 지역은 직접적인 수혜 지역이라 하루가 다르게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다.
실제 트라팰리스 2차 상가의 경우에는 3년 전 분양 당시만 해도 평당 분양가가 4,000만원이었지만 최근에는 평당 호가가 8,000만~1억원까지 올랐다. 임대를 주던 상가를 분양해 한몫 톡톡히 챙기려는 업체도 등장했다.
상권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그 동안 3,4번 블록은 메인 상가에서 동떨어진 터라 인근 아파트 주민들을 위한 분식점이나 대중 음식점, 유흥업소 등이 듬성듬성 자리잡았던 게 사실. 하지만 최근 들어 직장인을 타깃으로 한 업종들이 주로 들어서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입주한 트라팰리스 2차 상가의 경우 커피숍, 베이커리, 한정식집, 일식집 등이 입점했다.
인근 아파트도 강남 아파트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는 달리 예년 수준 유지 내지는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진흥아파트 33평형은 9억5,000만원 정도로 예년 수준이고, 서초래미안 44평형은 12억 5,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000만원 가량 올랐다.
삼성에셋부동산 관계자는 "김밥집이나 유흥업소 등 상권 성격에 맞지 않는 업종 중심으로 물갈이가 이뤄지고 있다"며 "상가와 오피스텔이 강세를 보이다 보니 인근 아파트도 덩달아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삼성타운의 효과는 찾잔 속의 태풍에 불과하다는 게 주변 부동산 업자들의 의견이다. 이 달 입주 예정인 삼성생명 강남 영업점 인원이 일부에 불과하고, 나머지 사무실은 대부분 임대를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로로 인해 상권이 단절돼 있어 길 건너 강남역 메인 상권에 미치는 영향은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입주가 끝나는 2년 뒤에야 가시화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시티극장과 뉴욕제과 인근 상가는 올해 들어 1억~2억원 가량의 권리금이 2,000만~3,000만원 가량 올랐을 뿐이다.
강남역 메인부동산 컨설팅 손현국 이사는 "교보빌딩 입점 때에도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았던 터라 삼성타운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며 "아직은 삼성타운은 얘깃거리 정도일 뿐"이라고 말했다.
글 안형영기자 prometheus@hk.co.kr사진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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