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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뻣뻣한 교직원, 옛말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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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뻣뻣한 교직원, 옛말 됐죠"

입력
2007.05.10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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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다(I can do)는 자신감을 갖고 도전을 즐기세요.”

8일 오후 5시. 서울대 경영대 1층 강의실에서 특별한 영어 수업이 진행됐다. 도전 정신을 강조한 강사의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귀를 쫑긋 세운 ‘학생’ 16명은 바로 경영대 직원들이다. 정년을 앞둔 머리 희끗희끗한 고참부터 새내기까지 고루 섞였다.

이날 경영대가 직원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서바이벌 영어 강의’가 처음 열렸다. 경영대 관계자는 “외국인 교수, 학생은 갈수록 늘지만 영어 한 마디 제대로 못하는 직원들이 많다”며 “행정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매주 2시간씩 의무적으로 영어 강의를 듣도록 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경영대가 콧대 높고 딱딱하기로 소문난 행정직 직원들을 상대로 경영 혁신에 나서고 있다. ‘철밥통’을 깨기 위한 갖가지 묘안도 짜낸다.

경영대는 올초 곽수근 학장이 취임하면서 학장실과 행정실 출입문을 모두 유리문으로 바꿨다. 이상건 행정실장은“막힌 문을 없애고 안을 들여 다 볼 수 있도록 해 교수, 학생 누구든 언제나 편안하게 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였던 행정실 근무시간도 오전 8시~오후 7시로 두시간 늘렸다. 점심 시간에도 직원이 업무를 본다. 이 실장은 “수업과 강의에 쫓기는 교수, 학생들이 편하게 행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탄력 근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정신을 일깨우기 위한 시도도 이어진다. 지난달부터 서비스 정신을 가장 잘 실천한 팀을 뽑아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첫번째 주인공은 경영대 내 청소를 담당하는 용역 업체 직원들이다.

이건묵 학생부학장은 “매달 학생, 교수들을 상대로 여론 조사를 해 서비스 우수 직원을 선정, 포상할 계획”이라며 “조사 결과는 인사 고과에도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영대는 여름 방학 동안 삼성에버랜드의 서비스 교육팀을 초청해 직원들에게 서비스 교육도 할 예정이다.

직원들은 변화 시도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이다. 한 직원은 “바뀌어야 한다는 필요성은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특히 법인화가 이뤄지면 능력 있는 직원들만 살아 남는다는 분위기가 퍼져 영어 수업도 열심히 듣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본부와 다른 단과대학도 경영대의 시도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공대 관계자는 “일반 공무원들은 ‘3% 퇴출’등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교육 공무원 등인 직원들도 대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언제까지나 안주할 수 만은 없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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