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9일 자신의 경선 룰 중재안에 대한 박근혜 전 대표의 거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만약 물러설 경우 당이 극도의 혼란에 빠져들 뿐 아니라 대표직 유지가 어려워지고 자신의 정치적 장래에도 치명상이 될 것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는 이날 “누가 반대하든 전국위원회에 중재안을 부의 해 끝까지 밀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루하게 끌어 온 경선 룰 논쟁을 이제 끝낼 때가 됐다”며 “더 보탤 것도 뺄 것도 없는 최후 제안”이라고 못박았다. 상임 전국위는 15일, 전국위는 21일 개최하기로 했다.
강 대표는 두 주자를 향해 “비록 최선은 아니더라도 파국을 피하기 위해 차차선마저 수용하는 슬기를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당랑재후(螳螂在後ㆍ사마귀가 참새가 뒤에 있는 줄도 모르고 매미를 잡으려고 엿본다는 말. 눈 앞의 이익에 어두워 뒤에 따를 걱정거리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 라는 고사 성어를 인용한 뒤 “캠프의 이해득실 때문에 싸운다는 비난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압박했다.
강 대표가 중재안을 전국위에 가져가 승부를 걸기로 했지만 앞길은 험난하다. 박 전 대표 진영 외 당내 일부에서도 중재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만약 전국위에서 중재안이 부결되면 강 대표의 리더십은 붕괴된다. 중재안의 향방에 따라 강 대표의 정치적 운명도 달라지는 것이다.
_박 전 대표측이 거부하는데.
“중재안이 어떤 캠프에 유리하고 불리한지는 머리 속에 지워버리고 검토했다. 애국심을 갖고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
_양쪽 캠프와 상의했나.
“양쪽의 주장은 새삼 물을 필요도 없었다. 어제 저녁쯤 혼자 결정했다. 발표 시점은 결정 못하고 있었는데 오래 끌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_양쪽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내가 신이 아닌 이상 모두 만족시켜 줄 수는 없다. 내 인생을 걸고 대법원 판사처럼 판단할 수 밖에 없었다.”
_여론조사 반영 비율 산정을 위한 일반국민 투표율 기준을 3분의 2선으로 정한 이유는.
“대의원 투표율은 약 80%로 예측하고 당원은 60~70%로 예측했다. 당원의 예상 투표율에 맞춘 것이다.”
_여론조사 반영 때 가중치를 두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최저 임금제라는 것이 있다. 국민투표율이 너무 낮으면 최저를 보장해 반영해 주자는 것이다.”
_투표율 제고 방안으로 부재자 투표 도입도 가능한가.
“고심했지만 불가능하다. 실제 누가 찍는지 몰라 민심이 왜곡될 수 있다. 부정선거 시비도 엄청 날 것이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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