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 5개 증권사의 평균 자기자본 규모가 골드만삭스 등 세계 5대 투자은행(IB)의 10% 수준에도 못 미치는 등 국내 증권사들이 국제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IB로 변신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먼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보험공사가 8일 발표한 '06년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의 경영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리만브라더스, 베어스턴스 등 5개 주요 IB의 평균 자기자본은 지난해말 현재 26조원(이하 2006년말 환율 기준)으로 국내 5대 증권사 평균 1조8,000억원의 13배에 달했다.
또 5대 투자은행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4%로 국내 대형 증권사 평균치 12%의 2배에 달해 규모와 자본효율성 면에서 모두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5대 IB의 2006년 평균 당기순이익은 5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9.8% 늘어나는 등 급신장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수익구조 구성면에서 글로벌 IB와 국내 증권사의 격차가 가장 확연하게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IB들의 주요 실적개선 요인은 자기자본으로 증권 거래를 하거나 각종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에 뛰어드는 '자기거래'(트레이딩과 자기자본투자) 부문의 수익 증가이다.
이 부문의 수익이 2004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해 전체 수익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낸 골드만삭스의 경우 중국 공상은행이나 일본 스미토모미쓰이 금융그룹 지분을 사들이는 등 활발한 자기자본 투자를 통해 자기거래 부문의 수익이 순영업수익의 64%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고객 자산관리 수수료 등이 18%, 기업 증시상장이나 인수ㆍ합병 등 좁은 의미의 IB업무가 15%를 차지했다. 반면 증권사의 전통적 영역인 위탁매매의 비중은 12%에 불과했다. 또 이들의 순영업수익 중 해외부문 수입의 평균비중이 2004년 28%에서 2006년 34%로 증가해 해외영업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국내 5대 증권사들은 수년 전부터 수익구조 다변화를 외쳐왔지만 여전히 경쟁심화로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는 위탁매매 수익이 전체의 55%를 차지하는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수익성이 높은 자기매매 수익은 전체의 17%, IB부문 수익은 4%에 불과했다. 예보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은 증자와 인수ㆍ합병 등 체질개선을 통해 자기자본의 규모를 키워서 고수익을 거둘 수 있는 자기거래 부문에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예보는 "골드만삭스의 경우 지난해 하루에 허용되는 최대투자손실금액 기준이 1억100만 달러에 달하는 등 고수익 추구에 따르는 높은 손실위험에 대해서도 충분한 대비책을 갖추고 있다"며 "국내 증권사들도 이 같은 고위험ㆍ고수익을 추구하는 영역으로의 확대가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