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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낭만주의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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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낭만주의의 뿌리

입력
2007.05.0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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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야 벌린 / 이제이북스실러에게 환희는 '자유'… 현란한 교양의 향연

독일의 극작가ㆍ시인 프리드리히 실러가 1805년 5월 9일 46세로 사망했다. 20세기 영국의 지성 이사야 벌린은 <낭만주의의 뿌리> 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실러는 쉬지 않고 정신적인 자유에 관해서 말하는데, 그것은 ‘성스러운 자유’ ‘견고한 자유의 요새’ 같은 표현으로 나타난다.

실러의 유산은 이후 낭만주의자들의 정신에 깊숙이 각인되었으며… 그들은 완전한 해방에 한걸음 더 다가선다.” 실러의 희곡 <군도(群盜)> 는 인간 개성ㆍ감정의 해방을 외친 ‘질풍노도’ 문학운동의 대표작이다.

희곡 <빌헬름 텔> 에도 그의 사회비판과 자유에 대한 동경이 잘 드러나 있다. 베토벤이 교향곡 <합창> 의 마지막 부분에 삽입한 실러의 시 <환희에 붙여> 는 그대로 인류의 환희를 표현하는 송가가 됐다.

실러와 괴테(1749~1832)의 우정은 유명하다. 1794년 실러가 기획한 잡지에 괴테가 협력함으로써 시작된 두 사람의 영혼의 교류는 실러가 죽을 때까지 이어졌다. 괴테는 이 시기에 실러의 문학적ㆍ사상적 이해에 고무돼 <파우스트> 를 다시 쓰기 시작했고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를 완성했다.

대중강연을 정리한 책이라 생생한 말맛이 살아있는 <낭만주의의 뿌리> 는 실러 등 예술가ㆍ사상가를 통해 낭만주의를 보는, 이사야 벌린 특유의 해박하고 현란한 지적 향연이다.

그는 낭만주의를 “수천년 동안 지속됐던 서구적 삶과 사고를 근본적으로 바꾼 가장 광범위한 근대 운동”으로 “타인의 이상을 존중하지 않으면 자신의 이상도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 관용과 이해의 사상”이라고 정의한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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