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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눈엣가시 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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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눈엣가시 힐"

입력
2007.05.0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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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북핵 '2ㆍ13 합의'이행을 정상궤도에 올려 놓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 쓸수록 일본이 미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차가워지고 있다.

특히 일본은 최근 마카오 은행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동결해제 된 북한자금 이체문제 해결에 '올인'하고 있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를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일본의 주된 불만은 '힐 차관보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보일 가시적 성과에 집착한 나머지 북한을 다루는데 있어 원칙을 저버리고 너무 북한 입장에 경도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데서 비롯된다.

힐 차관보가 북핵 문제의 궁극적 해결을 위해 유연한 자세를 가지는 것이 6자회담 과정에서 일본의 입지와 발언권을 위축시킨다는 피해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힐 차관보를 비롯한 국무부내 실용주의 세력과 일본의 외교관들은 지난달 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방미 당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사유에서 일본인 납북자 관련 부분을 대폭 축약하는 문제를 놓고 격한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은 직접 문안까지 마련해와 납북자 문제 관련 표현의 강화, 또는 최소한 지난해 수준 유지를 요청했으나 힐 차관보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이 이처럼 과민하게 나오자 미 국무부내에서도 일본의 접근방식이 '어리석다'는 비난이 등장하는 등 미일의 갈등이 감정적 수준으로 치닫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일본이 힐 차관보에 대한 불만 토로 차원을 넘어서 힐 차관보의 낙마를 원하고 있다는 얘기가 지속적으로 흘러 나오고 있다.

최근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및 국무부 관계자들을 두루 만난 한 외교 소식통은 "일본 외교관이나 미 행정부내 일본 인맥을 통한 힐 차관보 공격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일본은 힐 차관보를 주한대사를 지낸 친한 인사로 지목, 한국 차관보로 부르며 폄하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일본 언론에도 그대로 반영돼 최근 한 토론회에서 일본 언론들은 북한의 합의 불이행을 집요하게 추궁했고 힐 차관보는 "올해 말까지 합의가 이행되지 않으면 나는 이 자리에 없을 것(그만둬야 할 것)"이라는 말로 간접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WP)는 8일자 사설에서 “북한이 2ㆍ13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양보만 요구한다”며 북한 태도를 비판하고, 이러한 북한을 용인하는 미국의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신문은 “1단계 조치 마감시한이 24일을 넘겼는데도 북한은 미국에서 금융상 이익을 챙기려고 하고, 미국은 재무부가 국제금융시장에 세운 금기마저 어기려 한다”고 지적했다.

고태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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