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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세 중풍 시어머니 수발해온 73세 효부 김찬임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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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세 중풍 시어머니 수발해온 73세 효부 김찬임 할머니

입력
2007.05.07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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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완도군 약산면에 거주하는 김찬임(73)씨. 손자ㆍ손녀들 재롱 잔치에 함박웃음을 터트리며 여생을 즐길 나이지만 김씨의 하루하루는 젊은 직장인 못지않게 해가 짧다. 6년전 중풍으로 쓰러져 거동을 전혀 못하는 시어머니 김혹순(105)씨를 보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정신지체 1급 장애자인 시누이를 돌보는 일도 김씨의 몸과 마음을 바쁘게 한다.

김씨의 신산한 삶은 1979년 동갑내기 남편이 과로로 세상을 뜨면서 시작됐다. 급작스레 가장이 된 이후 김씨는 굴 채취를 비롯해 온갖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3남 2녀와 시어머니, 시누이 등 가족의 생계를 도맡아야 했다. 장성한 5남매가 직장을 얻고 배우자를 찾아 분가한 뒤에도 김씨에게는 휴식이 찾아오지 않았다.

특히 6년전부터 시어머니의 손발이 되어 대소변을 받아내게 되면서 김씨에게 장거리 여행은 엄두도 못 낼 일이 됐다. 마을 사람들이 “얼굴보기 힘들다”고 수군댈 정도로 집안일에 매달려야만 했다.

25세에 결혼해 48년간 시어머니를 모셔온 김씨는 이제 만성관절염으로 걷기조차 힘든 몸이 되었다. 그러나 김씨는 “시어머니와 시누이를 보살피는 건 제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고달픈 현실을 묵묵히 받아들인다. 그는 오히려 “어렵게 생활하다 보니 어머님 방에 따뜻한 불 한번 제대로 못 넣어드렸다”며 말끝을 흐렸다.

김씨의 정성이 통했는지 시어머니는 완도군의 최고령자로 남아있다. 초등학교 졸업이후 정신장애를 앓아온 시누이도 방 청소와 상 차리기가 가능해질 정도로 많이 호전됐다.

김씨는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시어머니를 봉양한 효성을 인정 받아 8일 정부가 수여하는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다.

김씨외에도 85세 노모를 지극정성으로 봉양한 강원 속초시의 최학보(69)씨와 98세 노모를 모시고 있는 경북 문경시의 박정우(75)씨가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한다.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시아버지를 간호하는 경남 함양군의 심난희(65)씨는 석류장을 받는다. 이들 외에도 5명이 포장을, 16명이 대통령표창을, 20명이 국무총리표창을 받는 등 어버이날 유공자 183명에게 훈ㆍ포장 및 표창이 수여된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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