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바다 명칭의 기준이 되는 ‘해양과 바다의 경계’ 개정판 발간 여부를 결정할 국제수로기구(IHO) 총회가 7일 모나코에서 개막됐으나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어떤 회원국도 분쟁 수역인 동해에 대한 명칭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해양과 바다의 경계’의 개정판인 4판 발간이 또 5년 뒤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IHO 규칙상 총회 개시 전 표결 등을 위한 제안서를 IHO사무국에 제출토록 돼 있지만 어떤 회원국도 제안서를 내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동해 명칭에 대한 표결 가능성이 낮고 ‘해양과 바다의 경계’ 4판 발간도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당초 동해ㆍ일본해 병기를 추진해온 우리측은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있는데다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한 회원국들의 기권으로 기각될 가능성을 우려해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일본해 단독 표기를 요구해온 일본측도 유사한 이유로 제안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4판 발간이 연기될 경우 공식 명칭은 여전히 1953년 3차 개정판이 발간되는 과정에서 결정된 ‘일본해’가 되지만 이 명칭이 분쟁 사항임을 국제사회에서 공론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