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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측 "같이 오물 쓰자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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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측 "같이 오물 쓰자는 거냐"

입력
2007.05.06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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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은 6일 박근혜 전 대표가 경선 룰 문제를 정면으로 들고 나온 데 대해 “같이 오물을 뒤집어 쓰자는 전략”이라며 맹공했다. 이 전 시장측은 4일 회동을 통해 당 화합을 강조하려 했는데 박 전 대표가 선공으로 나왔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경선 룰에 관한한 양보는 있을 수 없다고 박 전 대표측을 압박했다.

이 전 시장 본인은 언급을 삼갔다. 그는 “너무 지나치게 대응하지 말라”고 측근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오전 안국포럼 사무실에서 정책 보고를 받던 이 전 시장은 기자들의 질문에도 “강재섭 대표가 시대정신을 잘 반영해 합리적인 안을 내놓을 것”이라고만 했다.

하지만 캠프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이 전 시장측은 박 전 대표가 벼랑 끝 전술을 쓰고 있다는 인식이다. 박형준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작정하고 전략적으로 나왔다”며 “결국 이 전 시장 지지율을 끌어 내리려고 같이 오물을 쓰자는 극단을 노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방호 의원도 “박 전 대표측이 경우에 따라서는 (분당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각오하고 나온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전 시장측은 그러면서 “이 전 시장측이 원칙과 합의를 뒤집으려고 한다”는 박 전 대표의 언급을 집중 반박했다. 정두언, 박형준 의원은 이날 염창동 당사를 찾아와 박 전 대표측이 생떼를 쓰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박 의원은 “경선준비위에서 합의한 것은 ‘8월-20만명’으로 한다는 것으로, 여론조사 방식은 마지막까지 논란이 돼 합의하지 못했다”며 “이후 최고위원회에서도 합의를 못해 당헌당규 개정위원회까지 넘어갔지만 여전히 합의가 안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작 경준위에서 합의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심 대 당심 5대5 원칙이었다”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도 “박 전 대표는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민심 대 당심 반영비율을 ‘75% 대 25%’로 해달라고 하다 탈당했다”며 “그랬던 분이 이제 와서 이러는 것이야말로 원칙을 깨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 전 시장측은 경선 룰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그러면서 일단 강 대표의 중재안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중재안에 기대를 거는 기류도 일부 있다. 중재안이 현재의 룰 보다는 아무래도 이 전 시장측 요구에 조금이라도 가까울 수 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박 전 대표측이 중재안을 거부해 지도부가 총 사퇴하고 당이 분열 위기를 맞게 된다면 그 책임의 상당부분은 박 전 대표측에 돌아갈 것이라는 계산도 엿보인다. “지금이야말로 강 대표가 정치력을 발휘할 때”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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