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55) 회장 보복폭행 사건에 조직폭력배가 동원됐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은 서울 중구 북창동 S클럽 조모(41) 사장과 동향인 목포 출신 S파의 개입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전국 3대 폭력 조직이었던 ‘OB파’와 ‘서방파’ 출신도 직ㆍ간접으로 개입했다는 설도 파다하다.
서울청 광역수사대 최초 첩보보고에도 “피해자들은 본건으로 피해를 입고도 보복이 두려워 피신 중”이라고 기록돼 있어 조폭 배후설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의혹을 받고 있는 조폭들은 한결 같이 “우린 아니다”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택순 경찰청장은 4일 국회 행정자치위에 출석해 “김 회장이 사건 현장에 조폭을 동원했다는 사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 부분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과 보복 폭행 현장에 동반한 것으로 알려진 건설 협력업체 대표 김모씨는 사건 당일(3월8,9일) 청계산과 북창동에서 휴대폰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폭력배처럼 보이는 장정들을 여럿 봤다는 피해자와 목격자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경찰은 현재까지 김씨가 목포 출신 조폭 원로 A씨와 연계돼 보복폭행 사건에 개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창동 S클럽 종업원들에 따르면 A씨는 청담동 G가라오케에서 김 회장의 둘째 아들을 때린 사람들이 북창동 S클럽 종업원들이라는 사실을 알아내 김 회장 일행에게 데려다 주고 S클럽 조 사장과 김 회장 사이의 화해를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친분이 있던 목포 S파 조직원들을 사건 현장에 불렀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조 사장은 사건 직후 김씨와 A씨로부터 “조용히 있으면 한화 측에서 잘해 주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들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전국 3대 폭력조직이었던 ‘OB파’ 출신의 개입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협력업체 대표 김씨가 김 회장의 부탁을 받고 연락한 측이 OB파 조직원들이라는 것이다. 전국구 조폭 B씨는 4일 “협력업체 대표 김씨와 과거 OB파 최고위 간부 K씨가 아는 사이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K씨가 김씨의 부탁으로 OB파 실세인 C씨에게 연락했고 C씨는 조직원들을 현장에 동원했다는 것이다. C씨를 사건 현장에서 직접 봤다는 첩보도 있다. 검찰은 2005년 3월 C씨를 구속하면서 “OB파 조직 실세로 강남 유흥가에서 부를 축적했다”고 밝혔다. OB파 핵심 간부는 “터무니없다. 다른 조직에서 우리를 모함하는 것 아니냐”며 부인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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