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간 기술직에 근무하다 명예퇴직 거부로 영업부로 발령난 뒤 우울증을 겪었다면 업무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1980년 KT에 입사한 A씨(당시24세)는 23년간 전화국 회선개통업무 등의 기술계통 업무를 전담했다. 이 기간 동안 A씨는 통신선로기능사 자격증 등 정보통신과 관련한 자격증도 땄다.
그러나 KT는 2003년 10월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 A씨에게도 퇴직을 권고했지만 응하지 않자 두 달 뒤 영업부 상품판매부분으로 전보발령을 냈다.
A씨는 이후 업무에 적응을 못하고 우울감, 대인관계기피 등의 우울증 증상이 심해지자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업무상 사유로 질병을 얻었다’는 승인을 받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단독 김정욱 판사는 4일 KT측이 “A씨가 업무상 사유로 우울증에 걸렸다고 인정한 처분을 취소하라”고 낸 요양결정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김 판사는 “23년 이상 기술업무만 해 온 A씨가 47세에 갑자기 영업부로 발령받아 낯선 업무를 한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됐고 이는 질병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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