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가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올메르트 총리가 주도한 레바논 전쟁을 ‘심각한 실패’로 규정한 정부 보고서가 최근 발표된 이후 올메르트 총리에 대한 퇴진압력이 전방위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3일 수도 텔아비브의 라빈광장에는 수 만명의 이스라엘인들이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시위대는 ‘실패자는 집에 가라’ ‘조기총선 실시’ 등을 적은 플래카드를 내걸고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는 10만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치피 리브니 외무장관이 올메르트 총리의 사임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군부에서도 일부 수뇌부가 총리 지지를 철회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여 올메르트 총리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는 형국이다.
이날 의회(크네세트)는 임시회의를 열어 총리 사퇴론까지 몰고 온 레바논 전쟁 정부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논의했다.
야당인 우익 리쿠드당의 당수이자 전 총리인 벤야민 네탄야후는 총리의 사임을 촉구했다. 그러나 집권 카디마당은 의회에서 총리 불신임 투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혀 일단 올메르트 총리의 편에 섰다. 시몬 페레스 부총리도 “도전하지 않는 자는 실패하지도 않는다”며 총리를 변호했다.
올메르트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카디마당이 계속 신임을 표명하고 있고 자신도 앞서 의원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실수를 고칠 것”이라고 발언한 점을 볼 때 당장 총리직을 사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카디마당을 주축으로 한 이스라엘 연립정권은 크네세트 120석 중 77석을 차지하고 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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