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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하우스 극과 극/ '울트라 럭셔리'이거나 혹은 '서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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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하우스 극과 극/ '울트라 럭셔리'이거나 혹은 '서민형'

입력
2007.05.03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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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대건설이 지난 달 서울 도곡동에 선보인 모델하우스 힐스테이트 갤러리. 대지면적 1,300여평에 지상 3층, 연면적만 2,750평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안은 더욱 ‘럭셔리’하다. 최첨단 주거전시공간, 콘서트나 퍼포먼스가 가능한 공연장, 책 한 권에 커피한잔을 즐길 수 있는 카페테리아에 가족단위 방문객을 위한 어린이용 놀이터까지 조성돼있다. 원래 용도인 모델하우스(이 달 분양예정인 용인 상현동 힐스테이트)는 3층에 가야 비로소 만날 수 있다.

#2. 중견건설사인 성일건설이 최근 선보인 ‘성일우리미’ 아파트 모델하우스은 소박하기 그지없다. 규모는 150평 남짓. 그나마 별도 공간 없이 회사 소유인 경기 여주종합터미널내 지하층에 설치되어 있어 밖에서 보면 모델하우스인지도 모를 정도다.

모델하우스가 분화중이다.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울트라 럭셔리’한 모델하우스부터, 비용을 최소화한 서민형 모델하우스까지, 그야 말로 극과 극이다. 아파트 분양전략 만큼이나 기업들의 모델하우스 전략도 그만큼 다양화, 차별화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갤러리’를 짓는 데 인테리어 비용만 100억원을 들였다. 5년간 부지 임대료 90억여원에 연간 운영비 10억여원까지 합치면 비용은 훨씬 늘어난다. 일반 모델하우스 건축비가 15억~20억원선인 점을 감안하면,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갤러리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은 것이다.

하지만 초기비용이 커도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이익이라는게 현대건설측 주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힐스테이트 갤러리는 최소한 5년 이상 사용할 뿐 아니라 이 안에 연간 4~5개의 신규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차례로 들어설 예정”이라며 “별도의 외관건축비가 들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전체 비용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건물에 건축하는 모델하우스야말로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철거해야 하므로 오히려 예산낭비가 크다는 것이다.

분양물량이 많은 대형 건설업체일수록 모델하우스는 고급화, 복합화되는 추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강남구 일원동에 운영중인 ‘래미안 갤러리’도 래미안아파트 입주자를 위한 문화공간으로 적지않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 2001년 개관한 이 곳에서는 래미안 아파트 입주자를 수시로 초청, 음악공연, 전시회 등 다양한 교육문화행사를 열고 있어 단순한 모델하우스의 기능을 뛰어넘고 있다. 첨단, 고급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형건설업체들에겐 모델하우스도 투자이자 마케팅이며, 화려할수록 고객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기존 모델하우스를 업그레이드 하려는 업체의 움직임도 늘고 있다.

GS건설은 서울 마포구 서교동과 부산 연산동에 ‘자이 주택문화관’을 짓고 있는데, 이 공간에는 미래주택 체험관을 비롯, 공연장 요리 공예 등 체험강좌 공간이 들어선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대치동 주택전시관을 뛰어넘는 시설로 자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도 강남구 도곡동 강남주택문화관을 리모델링중이다. 9월 입주예정인 이 곳에는 대우건설이 한때 연세재단빌딩에 선보였던 첨단 미래주택 전시관을 비롯, 다양한 문화공간이 확충될 예정이다.

반대로 중소 건설업체에겐 모델하우스 짓는 것도 부담이다. 비용도 만만치 않고, 더구나 요즘처럼 분양열기가 고급 모델하우스 자체가 리스크다. 때문에 이들은 모델하우스 건축비용을 줄이기 위한 해법찾기가 한창이다.

성일건설은 여주종합터미널 지하에 모델하우스를 설치하면서 별도 모델하우스 부지확보나 건설에 필요한 비용을 줄였다. 아울러 분양 후 철거될 건축폐기물도 자연히 줄어들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모델하우스 비용을 아낌으로써 그만큼 건축원가도 절약할 수 있게 됐으며 그 혜택은 결국 입주자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1회성 모델하우스에 돈을 낭비하는 과거의 추세가 변하고 있다”며 “분양 물량이 많은 대기업은 상설공간을 활용하고 분양횟수가 적은 중소 업체는 기존 건물을 활용하는 마케팅 전략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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