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시로 징크스’ 앞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트레블(3관왕)’ 꿈이 산산이 부서졌다.
맨유는 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밀라노 산시로에서 열린 AC 밀란(이탈리아)과의 2006~0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원정경기에서 0-3으로 완패, 골 득실에서 3-5로 밀려 결승행이 좌절됐다.
맨유는 산시로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3전 전패하며 징크스를 이어갔고, AC 밀란은 2004~05 시즌 16강전(2승)에 이어 또 다시 승리, ‘맨유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맨유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부상 선수 속출에도 불구, 트레블을 향한 험난한 여정을 이어오며 누적된 전력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결과였다.
AC 밀란은 전반 11분 카카의 선제골로 기세를 올렸고 전반 30분 클라렌스 셰도르프의 추가골로 2-0로 달아나며 맨유의 마음을 급하게 했다. 1차전(2-3)에서 두 골을 넣은 AC 밀란은 2-1로 승리해 득실에서 동률을 이뤄도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결승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을 맞으며 전반을 마쳤다.
결승행을 위해 두 골이 필요한 절박한 처지에 놓인 맨유는 전반에 이어 후반에도 밀란의 철벽 수비 라인에 막혀 공격 실마리를 찾지 못했고 후반 33분 알베르토 질라르디노의 세 번째 골이 터지며 승부는 사실상 결판났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AC 밀란이 맨유보다 훨씬 빠르고 날카로운 경기를 펼쳤다. 실망스러운 경기였다. AC 밀란 선수들의 체력적인 준비가 맨유보다 잘 됐던 탓이다”라고 완패를 인정했고 “과거는 잊고 5일 열릴 맨체스터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 집중할 것”이라며 EPL 챔피언 등극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로써 2006~07 시즌 유럽 축구 왕중왕은 24일 그리스 아테네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리버풀(잉글랜드)과 AC 밀란의 단판 승부로 가려지게 됐다. 양팀의 결승 격돌은 2004~05 시즌에 이어 2년 만이다. 당시 리버풀은 0-3의 열세를 만회하고 승부차기(3-2) 끝에 우승컵을 거머쥐는 기적의 역전 드라마를 일궈낸 바 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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