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라이벌’ 두산과 LG가 어린이날을 앞두고 볼썽사나운 집단 난투극을 벌여 동심을 멍들게 했다.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 4-0으로 앞선 두산의 5회말 공격 1사 1루에서 3번타자 안경현은 LG 선발 봉중근의 초구 직구가 머리 뒤쪽으로 날아들자 빈볼이라고 판단, 방망이를 내던지고 득달같이 마운드로 달려갔다.
안경현과 봉중근이 뒤엉킨 사이 두 팀 덕아웃에서 선수들이 일제히 몰려 나오는 바람에 마운드 근처는 아수라장이 됐다.
이영재 주심을 비롯한 4심은 합의 끝에 난투극의 빌미를 제공한 안경현과 봉중근에 대해 동시 퇴장 명령을 내렸다. 올시즌 퇴장사건은 지난달 18일 수원경기에서 두산 김현수의 오른 종아리를 맞힌 현대 캘러웨이에 이어 시즌 두번째.
두산과 LG는 난투극 직전에도 심판 판정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두산이 2-0으로 앞선 5회 1사 2ㆍ3루에서 2번 윤재국 타석 때 협살에 걸린 2루 주자 고영민이 LG 포수 조인성의 주루방해를 강력하게 주장한 끝에 주루방해 판정을 받아냈고, 이에 LG 김재박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몰려 나와 항의를 한 바 있다.
두 팀은 오프시즌부터 사령탑 간의 설전으로 신경전을 펼쳐 왔다. 김재박 감독은 LG 사령탑 부임 직후 “두산은 LG의 라이벌이 아니다”고 말해 김경문 감독을 자극했고, 김경문 감독은 지난달 4일 열린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LG 만큼은 꼭 이기고 싶다”며 공개적으로 강한 승부욕을 내비쳤다. 또 펜스 거리 조정에 대한 이견을 보이며 ‘설전’을 벌여 왔다. 결국 설전이 첫대결부터 진짜 ‘싸움’으로 이어지며 흥미진진한 서울 라이벌대결을 기다려오던 팬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한편 대전에서는 한화 정민철이 9이닝 10피안타 5탈삼진을 기록하며 4-0 완봉승을 따냈다. 정민철의 완봉승은 지난 99년 9월24일 인천 현대전 이후 7년7개월10일만이며 개인 통산 20번째. 부산에서는 롯데가 삼성에 4-3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삼성을 6연패로 몰아넣었다. 롯데는 1-3으로 뒤진 8회말 이대호의 시즌 7호 우월 2점홈런으로 동점을 만들고, 9회말 1사 3루에서 9번 이승화가 삼성 오승환을 상대로 우중간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다. 수원에서는 현대가 홈런 4방 등 14안타를 몰아쳐 선두 SK를 11-4로 물리쳤다.
<저작권자> 저작권자>
부산=이승택기자 lst@hk.co.kr
잠실=성환희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