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은 3일 오후 7시(현지시각 오전 11시)께 납치된 하익환 부장으로부터 “모두 무사하다”는 연락이 오자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모든 채널을 통해 무장단체 성격 파악과 협상을 위한 접촉 포인트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숙소에 머물고 있던 근로자 195명을 안전지역으로 피신토록하고 사고 현장인 아팜 발전소 공사를 일시 중단키로 했다.
대우건설 직원이 피랍된 것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회사측은 나이지리아는 대우건설 해외 수주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최대 시장인 데다 1983년부터 한국 건설업체로는 유일하게 현지 플랜트 시장에 진출해 있기 때문에 납치범들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정정이 불안한 니제르 델타지역에 집중된 피랍 사건은 대부분 몸값을 노린 무장세력의 소행이다. 포트 하커트를 중심으로 한 니제르 델타지역은 외국자본에 의한 유전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며, 개발이익에서 소외된 현지인들의 불만에 편승해 무장 세력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대우건설 근로자 피랍을 전후한 24시간 동안 포트 하커트 해안 등 유전지대인 니제르 델타지역에서만 무장세력에 의한 납치사건 3건이 발생, 최소 18명이 피랍됐다.
이 지역엔 소규모 갱단 수준에서부터 군부대를 방불케 하는 화력을 지닌 대규모 무장세력까지 수십 개 단체가 난립해 있으며 일부는 지방 토호세력의 비호를 받고 있다. 4월 대통령선거를 전후해 정치세력간 대립으로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지방까지 미치지 못해 치안 불안을 더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전화가 온 것으로 봐서 무장단체가 피랍 직원들을 해칠 의도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진황기자 안형영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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