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됐던 고건 전 총리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잇따라 중도 하차하자 기존 여권에서 두 축을 이루고 있는 정동영,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외부 주자의 그늘'에 가려 있던 두 사람은 2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내부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또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자신들이 경쟁해 범 여권 대선후보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날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의 낙마 이후의 범여권 상황에 대해 “계속 외부만 쳐다볼 수 없으므로 이제 내부에서 돌파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내가 할 몫을 피하지 않고 뚜벅뚜벅 가겠다”며 분명한 대선 도전 의지를 밝혔다.
정 전 의장은 ‘정동영-정운찬-손학규 연대’가 무산됐지만 ‘정-손 연대’에 주력해 범여권의 희망을 키우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주에 손 전 지사와 전화 통화했다”며 “적절한 시점에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것이며 합쳐지거나 선택되는 것은 국민 손에 맡기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 전 의장은 ‘5월 정치권 빅뱅’을 주장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5월은 격동과 변화의 시기였고, 12월까지 가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한나라당도 시끌시끌한데 정치권 전체의 빅뱅이 이뤄져야만 없던 가능성이 범여권에서 생겨난다”고 전망했다.
그는 거취와 관련 “개인적으로 난 (당) 사수파가 아니다”고 말해 탈당 가능성을 열어뒀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친노 대선주자 정동영’설이 현실화할 가능성에 대해 그는 “DJ, 노무현 대통령 모두와 정치를 함께 했다. 두 분이 다같이 협력해야 정권재창출이 된다”고만 답했다.
그는 지지율 정체에 대해 “2005년 초까지만 해도 이명박 전 시장보다 정동영이 앞에 있었다”면서 “민심의 온도계는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니 좀 지켜보자”고 말했다. “중도포기하지 않느냐, 킹메이커가 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5년 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완성해냈다. 당시 패했지만 승자를 끝까지 도왔다”고 말해 완주 의지를 내비쳤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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