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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V 홀릭] MBC '고맙습니다' 각박한 우리네 삶 성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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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V 홀릭] MBC '고맙습니다' 각박한 우리네 삶 성찰… "고맙습니다"

입력
2007.05.0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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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고맙습니다> 의 무대가 되는 섬마을 푸른도 사람들에게는 두 개의 얼굴이 있다. 서울에서 유능한 의사 기서(장혁)가 오자 병에 걸린 소까지 끌고 와 치료를 부탁하는 순박한 얼굴과 도시사람 못지않게 타락하고 이기적인 얼굴.

그들은 여행 온 투숙객에게 매춘부를 불러주고, 술과 도박에 빠져 아내를 죽음에 이르게 하며, 치매에 걸린 이 노인(신구)을 모시고 사는 미혼모(영신)의 딸 봄이 수혈로 에이즈에 걸린 것을 알자 영신의 가족을 쫓아내려 한다. 이는 서울에서 성공한 석현(신성록)이 푸른도에 리조트사업을 하기 위해 돌아오듯, 푸른도가 바깥 세상에 편입중인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푸른도가 완전한 공동체라면 봄이는 푸른도에서 나갈 필요가 없고, 완전한 도시라면 도시의 익명성 속에 숨으면 된다. 그러나, 창자(전원주)처럼 이 노인을 물심양면 돕는 공동체 문화와 창자의 아들 두섭(김기방)처럼 생계 때문에 섬에 온 사람에게 성매매를 알선하는 모습이 공존하는 푸른도에서 봄이는 공동체를 위협하는 축출 대상이 된다.

때문에 기서가 의사라는 설정은 흥미롭다. 그는 푸른도 사람들이 보기에는 기적 같은 의술로 사람들을 고치고, 의학적 지식을 통해 섬 사람들의 무지를 일깨워주려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영신의 가족을 돌보며 자포자기 했던 자신의 인생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다. 섬 사람들의 무지는 도시의 지식이 보완하고, 도시에서 받은 마음의 상처는 영신의 모성과 ‘천사’로 불리는 봄이의 동심으로 대표되는 푸른도의 삶을 통해 치유된다. 그래서 <고맙습니다> 는 다른 멜로드라마와 차별화 된다.

<고맙습니다> 는 남녀애정관계에 집중하는 대신, 봄이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그려내며 자연스럽게 기서와 영신을 가깝게 만든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기서와 영신이 어떻게 될 것이냐 이전에 아름다운 푸른도 안에서 사람들이 조금씩 더 착해지는 따뜻함을 바라보며 자신의 마음도 편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KBS <미안하다 사랑한다> 와 <이 죽일 놈의 사랑> 에서 상처 입은 사람들의 ‘독한 멜로’를 보여줬던 이경희 작가는 마치 그 상처를 치유하듯 ‘드라마 테라피’같은 <고맙습니다> 로 요즘 드라마 중 가장 따뜻한 어른들의 동화를 선사한다.

물론 현실에서 단지 착한 마음만으로 세상이 바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고맙습니다> 를 통해 어느덧 각박해진 우리의 삶을 돌아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고맙습니다> 는 참 고마운 드라마 아닐까.

강명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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