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재박(53)과 현대 김시진(50) 감독은 서로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다. 지난 98년 현대의 창단 감독과 코치로 호흡을 맞추기 시작해 11년 간 현대를 4차례 우승 시킨 벤치의 핵심 멤버였다.
그러나 김재박 감독이 지난해말 15년 만에 ‘본가’인 LG로 옮기면서 김시진 감독이 현대의 지휘봉을 넘겨받았고, 올시즌 피할 수 없는 숙명의 선ㆍ후배 대결을 펼치게 됐다. 지난달 14, 15일 수원구장에서 가진 첫 대결에서는 김재박 감독이 2연승을 하며 후배에게 ‘한 수’ 지도했다.
김시진 감독은 1일 잠실 경기에 앞서 김재박 감독에게 찾아와 반갑게 인사하며 선전을 다짐했고, 김재박 감독도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친정팀의 후배에게 축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딱 경기 전까지였다. 김재박 감독은 “반갑고 대견하지만 경기에 들어가면 당연히 승부가 먼저”라며 양보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고, 김시진 감독도 LG 선발 최원호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며 강한 승부욕을 불태웠다.
결과는 김시진 감독의 짜릿한 역전승으로 끝났다. 김시진 감독이 이끄는 현대는 1-3으로 뒤진 8회 LG 마무리 우규민의 난조를 틈타 대거 7득점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현대는 무사 만루에서 4번 브룸바의 2타점 우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뒤 우규민으로부터 연속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 역전에 성공했다. 현대의 8-3 승리. 현대는 최근 4연승의 상승세로 10승 고지를 밟으며 공동 3위 그룹을 0.5경기차로 추격했다.
LG는 지난해부터 이어오던 현대전 3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원호는 6과3분의1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불펜 난조로 승리를 놓쳤다. 반면 1-3으로 뒤진 7회 등판, 3분의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현대 조용훈은 행운의 2승을 낚았다.
부산에서는 KIA가 선발 이대진의 5이닝 3피안타 1실점 호투를 발판 삼아 롯데를 8-1로 완파했다. 이대진은 연패를 끊고 시즌 2승째를 거뒀고, KIA는 롯데전 3연승. KIA 이재주는 4-0으로 앞선 5회 롯데 나승현으로부터 중견수 왼쪽으로 빠지는 그라운드 홈런(개인 1호ㆍ시즌 1호ㆍ통산 63호)으로 시즌 4호 홈런을 기록했다.
인천에서는 SK가 두산의 막판 추격을 3-2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SK 정근우는 3회 시즌 4호 투런포로 승리에 쐐기를 박으며 11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곰 천적’인 SK 선발 채병용은 6과3분의1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승 및 두산전 4연승을 달렸고, 마무리 정대현은 2이닝을 5피안타 1실점으로 막고 세이브 단독 1위(8세이브)로 올라섰다.
한편 이날 대구 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삼성-한화전은 우천으로 취소됐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인천=오미현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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