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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루이지 피치 "꿈 꾸는 극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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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루이지 피치 "꿈 꾸는 극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입력
2007.05.01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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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은 공부 하러 가는 곳이 아니라 꿈을 꾸러, 상상을 하러 가는 곳입니다. 여러분을 극장으로 초대합니다."

세계 최고 오페라 연출가 중 한 사람인 피에르 루이지 피치(77)가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 를 들고 한국에 왔다. 이탈리아 출신인 피치는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프랑스 바스티유 극장 등 세계 유명 극장에 500편에 달하는 작품을 올린 거장이다.

건축을 전공한 피치는 무대ㆍ의상 디자이너 등을 거쳐 연출가로 데뷔했다. 시각 이미지를 통해 연출 의도를 그대로 드러낼 뿐 아니라 전통과 역사성을 살린 장중한 연출 스타일로 이름이 높다.

1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이 연출한 <리날도> <타이스> <라 트라비아타> 의 일부 장면이 DVD로 상영되는 것을 지켜본 피치는 "작은 화면으로 작품을 보면 항상 실망스럽다"고 입을 열었다.

"작은 화면과 극장은 전혀 다른 공간입니다. 극장에서 막이 올라갈 때 비로소 꿈이 실현되기 시작하죠. 공연의 시각적 이미지와 음악 등은 절대 작은 화면으로는 전달되지 않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극장을 찾아 감동을 받기 바랍니다."

바로크 오페라 <리날도> 는 영화 <파리넬리> 에 삽입된 아리아 <울게 하소서> 로 유명하지만, 한국 무대에 올려지는 것은 처음이다. 십자군 영웅 리날도가 예루살렘을 해방시키고 연인 알미네라와 결혼한다는 내용이다.

피치는 "바로크 오페라는 문학을 바탕으로 한 풍부한 상상력을 담고 있다"면서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것보다는 삶을 풍부하고 아름답게 하는 것들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피치는 한국에 소개하는 첫 작품으로 왜 생소한 <리날도> 를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한국 사람들이 접해본 적 없는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왜 늘 보던 것을 보려 하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반문하면서 "새로운 것은 낯설기 마련이다.

흥행만 생각한다면 새로운 작품을 올릴 수 없다. 대중에게도 새로운 것을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리날도> 는 12~1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올려진다. 라우라 폴베렐리(리날도), 로베르타 칸지안(알미네라), 미르코 과다니니(고프레도) 등 유명 가수들이 출연하며 한국 성악가로는 베이스 박승혁이 마고 역을 맡았다. 이번 공연을 주최한 한국오페라단은 2009년까지 피치의 연출 작품을 계속 소개한다. 11월에는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가 예정돼있다.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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