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상 사용 실적이 없는 휴면카드의 연회비가 100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회원 유치 경쟁에 나선 은행과 카드사들이 사용하지도 않을 카드 발급만 늘린 뒤 꼬박꼬박 연회비를 챙겨 배를 불리고 있는 것이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현재 휴면카드는 2,820만5,000장으로 전체 발급 카드 8,644만1,000장의 32.6%를 차지했다. 신용카드 3장 중 1장이 장롱 서랍 속에 들어가 있는 휴면카드인 셈이다.
전업계 카드사가 휴면카드 회원에게 징수한 연회비는 2004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58억5,600만원으로 연 평균 63억원에 달했다. 전업계와 은행계 카드사의 휴면카드 비중이 4대 3 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은행계를 포함한 전체 휴면카드 연회비는 연간 100억~11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휴면카드 연회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카드 회원 ‘탈회’ 신청을 하거나, 1년간 사용 실적이 없으니 연회비를 돌려달라고 청구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은행과 카드사들이 연회비를 계속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특별한 이의 제기가 없는 한 계속 사용 의지가 있는 카드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 등은 지난해말 휴면카드에 대한 카드사들의 연회비 청구 금지 내용을 담은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카드사의 부당 이득을 둘러싼 공방도 지속되고 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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