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강 7중.’ 올시즌 프로야구가 사상 유례없는 대혼전을 예고하고 있다. 시즌 초 순위가 큰 의미는 없지만 우승후보로 꼽혔던 SK가 예상대로 단독 선두를 고수한 가운데 단골 하위팀 LG와 롯데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난 시즌 투ㆍ타 동반 ‘트리플크라운’의 주인공인 류현진(한화)과 이대호(롯데)는 여전히 위력적인 모습으로 올시즌을 활짝 열어 젖혔고, 기대를 모았던 해외 복귀파와 신인, 용병들은 명암이 엇갈렸다.
▲4월의 반란
공동 2위로 4월을 마감한 LG는 들뜬 분위기. 목표였던 5할 승률(0.526)을 웃돌았다. 2003년부터 3년 연속 6위, 지난해 창단 첫 꼴찌 수모를 당했던 LG는 ‘김재박 효과’로 초반 6연승을 질주하는 등 시즌 초 최대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구도(球都)’ 부산에 몰아친 열풍도 올해 만큼은 예사롭지 않다. 팀 평균자책점 1위(3.16), 팀 타율 1위(0.275)로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안정된 투ㆍ타를 앞세워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엇갈린 명암
부진과 부상의 늪에서 빠져 나온 ‘거물’들의 4월 명암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지난 시즌 부상 여파로 43경기에만 출전했던 두산 김동주는 30일 현재 타율 3할4푼3리에 홈런 4개, 17타점으로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삼성 4번 타자 심정수도 홈런 3개를 쏘아올리며 부활의 서곡을 울렸다. 반면 방출 번복 해프닝을 겪는 우여곡절 끝에 김재박호에 승선한 마해영은 타율 7푼1리에 그친 끝에 지난 24일 2군으로 내려갔다. 1할대 타율(0.172)에 머물고있는 KIA 이종범의 방망이도 아직은 무뎌 보인다.
‘돌아온 해외파’ 중에서도 봉중근(LG)과 이승학(두산)이 호투하고 있지만 최향남과 송승준(이상 롯데), 권윤민(KIA)은 국내 무대 적응이 덜 된 모습이다.
▲용병 압도한 토종 거포, 마운드에는 새 얼굴
토종 타자들의 방망이가 심상치 않다. ‘회춘’한 양준혁(삼성)이 홈런 1위(7개)에 올라 있는 것을 비롯해 홈런 ‘톱10’ 가운데 무려 9명이 토종 거포들. 지난해 4월엔 1~4위가 모두 용병이었다. 올시즌엔 브룸바(현대)만이 홈런 공동 4위(4개)에 올라 있다. 마운드에서는 탈삼진 1위(38개)를 기록 중인 류현진 외에 유난히 새로운 얼굴이 눈에 띈다.
오승환(삼성)의 텃밭이었던 세이브 부문에서는 우규민(LG)과 정대현(SK), 한기주(KIA)가 나란히 7세이브로 경합 중이고, 현대 장원삼은 평균자책점 0.28의 놀라운 짠물 피칭을 펼치고 있다. 다승 부문에서만 랜들(두산)과 레이번(SK)이 공동 1위(4승)에 올라 용병들의 체면을 세웠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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