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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나라당, 갈라서기라도 할 작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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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나라당, 갈라서기라도 할 작정인가

입력
2007.04.3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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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4ㆍ25 재ㆍ보궐선거에서 혹독한 패배를 맛보고도 아직까지 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선거 결과 그 동안의 국민적 지지가 언제든 발등을 내리찍는 도끼로 바뀔 수 있음이 분명해졌는데도 도덕 체질을 강화하고,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등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기보다 기다리던 멍석이 깔린 듯 양쪽으로 편을 갈라 서로 상대방을 몰아세우기에 바쁘다. 이래서야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는 공당의 모습이 아니다.

4ㆍ25 이후 거듭되고 있는 한나라당의 내부 갈등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 지도부가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과 그에 대한 반대 주장이다. 또 하나는 ‘탈(脫) 한나라’ 색채를 드러낸 민심을 다잡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일반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대선 후보 경선 룰을 바꾸자는 주장과 그럴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평소 같으면 두 논쟁이 모두 건전하고, 당의 화합과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하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부에 ‘이명박_박근혜 대결’ 구도가 깊이 뿌리를 내린 마당의 논쟁이 되고 보면 공연한 말싸움 수준을 넘지 못한다. 주장하는 사람들의 본마음이야 어쨌건, 당내에서나 국민들이나 이미 순수한 체질개선 주장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저 상대방에 흠집을 내고, 조금이라도 자기편 입지를 강화하려는 행태로 비친다. 집에 불이 났는데 불 끌 생각은 하지 않고, 혼란을 틈타 쌀 가마니 하나라도 더 빼돌리려는 꼴이다.

애초에 4ㆍ25선거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데 한 몫을 한 강재섭 대표 등 당 지도부가 형식적으로라도 백의종군 의사를 밝히고, 이재오 최고위원 등은 불필요한 혼란을 이유로 이를 만류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또한 오랜 논란을 거치면서도 특별한 절충점을 찾기 어려웠던 ‘참여경선 폭’을 재론할 것이 아니라 국민과의 다른 의사소통 방법을 찾고자 하는 것이 나았다.

후보 경선 이후 완전히 둘로 갈라져서 따로 가겠다거나, 아예 그 전에 자연스럽게 갈라설 심산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렇게까지 상처투성이 싸움을 거듭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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