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이혼 증가 등으로 외환위기 이후 전반적인 빈곤율은 상승하는 반면 빈곤가구가 빈곤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성명제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9일 내놓은 ‘소득이동성과 빈곤의 관계’ 보고서에서 통계청의 가계조사 자료를 토대로 추정한 결과, 상대빈곤율은 1999년 7.76%, 2002년 9.06%, 2004년 10.45%, 2005년 11.0% 등으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대빈곤은 소득수준이 가장 한가운데 위치한 가구에 비해 절반이 채 안 되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상대빈곤율은 전체 가구에서 상대빈곤 상태에 있는 가구의 비율을 가리킨다.
빈곤율이 상승 추세인 것과 달리 빈곤가구가 빈곤 상태에서 벗어날 확률인 빈곤탈출률은 같은 기간 오히려 하락했다. 상대빈곤을 기준으로 외환위기 이후 빈곤탈출률은 1999년 49.38%, 2000년 47.69%, 2001년 47.04%, 2002년 46.79%, 2003년 42.68%, 2004년 36.68% 등으로 추정됐다. 1999년에는 이전 해에 빈곤 상태에 놓여있던 두 가구 중 한 가구는 빈곤 탈출에 성공했지만 2004년에는 세 가구 중 한 가구만 빈곤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성 위원은 “이 같은 현상은 고령화, 이혼인구의 증가 등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관계가 있다”며 “노령 가구나 이혼한 여성가구 등이 쉽게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빈곤에 빠질 확률이 높고 한 번 빈곤 상태에 빠지면 벗어나기 힘든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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