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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8일 북창동 S클럽서 도대체 무슨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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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8일 북창동 S클럽서 도대체 무슨일이…

입력
2007.04.3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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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이 따귀를 3대 때리고 총을 들이대며 위협했다. 폭탄주를 마시고 위로금 500만원도 건넸다.”

한화그룹 김승연(55) 회장의 ‘보복 폭행’ 사건과 관련해 술집 종업원 등 피해자와 목격자의 증언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이 서울 중구 북창동 S 클럽 사건 현장에 있었고 직접 폭행에 가담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폭행을 당한 피해자 중 한 명으로 사건 전말을 가장 잘 알고 있는 S 클럽 사장 조모(43)씨는 그 동안 피해 사실을 감춰왔다. 한국일보는 최근 모 처에서 조씨를 만나 당시 폭행 상황을 상세히 들을 수 있었다. 조씨는 김 회장이 권총으로 자신을 위협했으며 한화그룹 측에서 위로금 명목으로 500만원을 주고 갔다는 사실도 털어놓았다.

조씨에 따르면 김 회장 일행은 지난달 8일 밤 고급승용차 10여 대를 끌고 조씨가 사장으로 있는 북창동 S클럽으로 들이닥쳤다. 하루 전 강남구 청담동 G가라오케에서 조씨 클럽 종업원 12명이 김 회장의 둘째 아들, 그의 친구 한 명과 시비가 붙은 사건이 있었다. 이 때 계단을 굴러 떨어진 김 회장 아들은 얼굴을 다쳐 13바늘을 꿰맸다. 김 회장은 아들을 때린 종업원이 S 클럽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알아내 아들과 친구, 경호원, 그룹 협력업체 사장 등 30여명과 함께 나타났다. 김 회장은 주변의 이목 탓인지 운동복 차림에 모자를 푹 눌러썼다.

김 회장은 클럽에 들어서자마자 “내 아들 때린 놈을 데리고 오라”며 소리쳤고 깜짝 놀란 조씨는 종업원들을 클럽 내 룸으로 모두 집합시켰다. 김 회장은 이들을 룸 밖으로 못 나가게 한 뒤 조씨를 때리려 했고 이 때 아들이 말렸다. 조씨가 무릎을 꿇고 김 회장과 아들에게 사과하고 있는데 김 회장이 갑자기 권총을 꺼내 조씨의 머리에 들이댄 채“내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으면 당신은 죽었다”며 뺨 3대를 연달아 때렸다. 금장식의 손잡이가 달린 권총이었다. 김 회장 일행은 아들을 때린 종업원은 결국 못 찾았고 청담동 술집에서 아들과 다퉜던 종업원들은 김 회장 아들과 경호원들에게 두들겨 맞았다.

김 회장은 한바탕 소동이 끝나자 조씨와 양주 한 병을 마시며 화해를 권했다. 김 회장은 조씨에게 “앞으로 우리 아들 만나면 잘 보살펴 달라”는 말과 함께 술값으로 100만원을 냈다. 협력업체 사장은 위로금으로 500만원이 든 봉투를 주고 갔다. 조씨가 “치료비 낼 돈 있으니 안 받겠다”고 했지만 카운터에 그냥 두고 갔다.

조씨에 따르면 종업원들은 이미 8일 오후부터 김 회장 경호원들에게 심하게 폭행 당했다고 한다. 김 회장을 포함한 한화그룹 일행 10여 명은 S클럽 종업원을 찾아내기 위해 G가라오케부터 들이닥쳤다. S클럽 종업원들은 가라오케의 연락을 받고서야 자신들과 다퉜던 사람이 김 회장의 차남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한화 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종업원들은 G가라오케를 다시 찾았다가 한화 계열사 건물이 들어설 공사장으로 끌려가 폭행을 당했다. 경호원들은 장갑을 끼고 주먹으로 얼굴만 때렸다. 하지만 종업원 중 차남을 때린 Y씨가 없다는 사실을 안 뒤 김 회장 일행은 S클럽으로 이동했다.

조씨는 “왜 쉬쉬하고 있느냐”고 묻자 “대그룹과 싸움해서 이길 수 없지 않냐. 나만 병신된다”고 말했다. 내막을 아는 주변 사람들도 조씨에게“억울하겠지만 없던 일로 하라. 대기업 회장에게 뺨 3대 맞은 걸 오히려 영광으로 알라”며 달랬다고 한다. 조씨는 또 “그 쪽(한화)은 돈 많은 데라 말썽 나면 북창동 일대를 모두 사버려 장사를 못하게 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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