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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부유럽에선 "사랑해요 현대·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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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부유럽에선 "사랑해요 현대·기아차"

입력
2007.04.3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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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예 나이랩시아((KIA, Je Najlepsiaㆍ기아차 최고).’

24일 기아차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의 에바 야나쇼바(21ㆍ사진)씨는 한국 취재진을 만나자 대뜸 이렇게 말했다. 품질검사 부문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기아차 공장에서 근무한다고 하면 친구들이 모두 부러워한다”고 자랑했다.

야나쇼바의 자신감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공장에서,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는 데서 나온 것이다. 절대 임금 수준(초봉 기준 월 60만원)은 한국보다 훨씬 낮지만 1인당 국민총생산(GDPㆍ2005년 기준)이 8,700달러 슬로바키아에서 기아차 임금은 상위권이고 복지 혜택도 많다는 게 야나쇼바씨의 설명이다.

공장 시설도 효율과 인간 존중을 모두 실현하고 있다. 이 공장의 시간당 생산대수는 60대로 한국(시간당 54대 가량)보다 높다. 그러나 아우디와 폭스바겐 등 유럽 업체 관계자들이 견학을 올 정도로 생산 라인 전체에서 휴머니즘이 묻어난다.

질리나시 외곽 허허벌판에 자리잡은 이 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생산라인 플로어(바닥)가 나무라는 점이다. 또 생산 라인 사이마다 널찍한 휴식 공간이 마련됐는데, 도시락을 싸오는 근로자들이 대부분인 점을 감안해 전자레인지까지 준비돼 있다.

양립하기 힘든 휴머니즘과 효율이 가능한 것은 최첨단 설비 때문이다. 사람 손길이 필요하지 않은 프레스와 차체 공장에서는 인기척을 찾기 힘들다. 전량을 현대중공업이 공급한 310여대의 로봇이 용접과 조립 등 주요 공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조립 공정의 자동화율은 100%에 달한다. 현대ㆍ기아차는 최첨단 질리나 공장을 26개월 만에 완공해 경쟁업체를 놀라게 했는데, 최근 착공한 체코 노소비체 공장은 그보다 2개월 빠른 24개월에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현지 공장 준공으로 탄력을 받은 탓일까. 현대ㆍ기아차의 오스트리아 체코 슬로바키아 등 중부 유럽지역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보다 훨씬 앞서 진출한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경쟁업체를 추월했다.

체코의 경우 2000년 현대차 판매량은 1,342대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6배 이상 늘어난 8,300대 판매가 예상된다. 0.8%에 머물던 점유율이 5%가 되는 것이다. 지난해 체코 시장에서는 현지 업체인 스코다가 5만1,833대(41.8%)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르노( 8,179대ㆍ6.6%), 폭스바겐(7,166대ㆍ5.7%), 현대차(6,028대ㆍ4.9%) 순이었다. 도요타는 8위에 머물렀다.

현대차 체코 대리점의 리차드 코펜츠니 사장은 “급격한 판매 신장은 현대차 품질이 포드, 미쓰비시 등은 물론이고 유럽 업체보다 우수하기 때문”이라며 “노소비체 공장에서 유럽형 준중형 모델인 i30의 생산이 본격화하면 현대차는 수입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인접한 오스트리아 시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기아차 중부 유럽 법인 손장원 부장은 “최근 출시된 씨드가 폭스바겐의 경쟁 차량보다 비싼데도 예상보다 훨씬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 김봉경 전무는 “유럽 소비자는 브랜드보다 품질과 성능 등 실용성을 중시한다”며 “현대ㆍ기아차의 최근 약진은 그 만큼 상품성이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질리나=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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