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사회구조는 인간의 그것과 흡사하다. 늑대 연구가들은 늑대 무리가 지닌 습성에 감탄해 늑대를 인간이 본받아야 할 '아름답고 신비한 생명체'로 받아들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인간의 사회구조와 흡사하면서도 인간이 갖추지 못했거나 잃어버린 미덕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늑대들의 인내심은 지구상 그 어떤 동물도 필적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사냥 과정에서 나타나는 인내심은 경탄을 넘어선다. 늑대들은 하루 종일 먹이대상을 추적하지만 따분해 하거나 지쳐 하지 않는다. 적당히 추적하는 게 아니라 뒤쫓는 짐승의 구성원 하나하나에 대한 건강상태, 심리상태 등을 철저히 분석, 그 중에 가장 약하거나 상처 입었거나 어린 동물만을 선택해 공격한다. 결코 다루기 힘든 대상을 표적으로 삼지 않는다.
먹잇감을 고르는데 그치지 않고 먹잇감의 사소한 특징과 습관까지 낱낱이 관찰하고 숙지한다. 약간 신경질적인 행동을 보이는 짐승은 쉽사리 늑대의 표적이 된다. 그런 성향의 짐승은 무리에서 벗어나 홀로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주 표적이 무리에서 떨어져 있거나, 지치거나, 다쳐 저항하기 어려울 때가 돼야 비로소 공격한다. 최적의 기회가 오기를 인내심을 갖고 엿보며 기다리는 것이다. 굶주림에 경솔하게 행동하고자 하는 충동이 생기지만 오랫동안 몸에 밴 지혜가 이들에게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인내심을 심어준 것이다.
끊임없이 실수가 되풀이되고 실수 때문에 분노와 실의에 빠지기 쉬운 골프야말로 늑대의 지혜가 필요한 게임이다. 특히 늑대의 인내심은 골퍼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다. 4명이 라운드를 하다 보면 항상 상대방을 이기겠다는, 적어도 지지는 않겠다는 투지와 오기로 공격적이 되기 쉽다.
‘골프에서 승패는 얼마나 멋진 샷을 날리느냐가 아니라 실수를 얼마나 적게 하느냐로 판가름 난다’는 금언을 수긍한다면, 골프란 안전하게 전개해나가다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고 공격적으로 나서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한 게임이란 점에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골퍼들은 공격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경솔하게 칼을 빼들었다가 그 칼로 자신을 찌르는 과오를 되풀이한다.
이런 골퍼에게 늑대의 인내심은 최상의 무기가 될 것이다. 늑대의 지혜와 인내심으로 사업에 임한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골프에세이스트 ginn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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