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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재보선이 던지는 '대선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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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재보선이 던지는 '대선 메시지'

입력
2007.04.26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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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은 참으로 무섭다.” “이젠 대선에서 누가 이길지 모르겠다.”

한나라당의 4ㆍ25 재보선 참패 소식을 접한 여의도 정가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였다. “대선은 사실상 끝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무성했던 며칠 전 분위기와는 완전 딴판이다.

한나라당의 텃밭마저 쑥대밭으로 만든 재보선 결과는 연말의 대선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재보선 패배가 ‘예방주사 효과’를 낳아 한나라당이 결국 승리할 것인가, 아니면 세 번째 악몽을 되풀이 할 것인가.

이번 재보선 과정과 결말은 연말 대선의 향배를 예측해볼 수 있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첫째 메시지는 민심은 항상 변하며 무섭다는 상식이다. 민심은 반드시 오만한 정치세력을 심판하므로 대세론에 빠지면 위험하다는 것이다.

물(민심)은 배(왕)를 띄우지만 뒤엎기도 한다. 한나라당이 대선주자들의 높은 지지율에 기대 ‘웰빙 정당’으로 안주하고 ‘부패 정당’ 이미지를 벗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자 민심이 등을 돌렸다는 지적이다.

둘째는 이번 대선이 한나라당과 제3세력의 맞대결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재보선에서 무소속이 대거 약진하고, 국민중심당, 민주당 후보가 승리함으로써 제3세력이 한나라당에 대해 경쟁력을 갖고 있음이 입증됐다.

따라서 대선에서도 범여권이 아닌 중간 지대 출신 후보가 제3세력을 묶어 한나라당 후보와 정면 대결하면 예측불허의 승부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 노무현 정권의 책임론에서 자유로운 인사들이 후보감으로 거론된다.

이 경우 열린우리당이나 친노(親盧) 정당이 별도 후보를 내더라도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거나 제3세력 후보 뒤에 숨을 개연성이 있다. 따라서 한나라당도 ‘반(反) 노무현 프리미엄’에 안주해선 안된다는 결론이다.

아울러 대선후보 선택의 축은 실용주의가 될 것이라는 게 셋째이고, 지역주의가 대선에서도 여전히 위력을 보일 것이라는 점이 넷째다. 연세대 김주환 교수는 “무소속이 많이 당선된 것은 이념과 정파를 떠나 실생활과 경제에 도움이 되는 후보를 선호하는 실용주의 흐름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중심당 심대평, 민주당 김홍업 후보의 당선에서 나타났듯 지역주의 프리미엄은 건재했다.

다섯째, 타 정치세력과의 연대를 폭 넓게 추진하는 쪽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법칙이 재확인됐다. 이번에 우리당과 민주당, 국민중심당이 느슨한 연대를 추진한 것이 한나라당 패배 원인 중 하나인 게 사실이다. 1997년 대선에선 DJP연대를 추진한 김대중 후보가, 2002년 대선에선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 연대를 추진한 노무현 후보가 이긴 것은 우연이 아니다.

반면 역시 내부 분열이 있으면 이기기 어렵다는 게 여섯번째 메시지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싸움은 한나라당에게 악재였다. 공동 유세마저 하지 못했다. 얼마 전까지 흥행 상품이었던 두 사람 주연의 드라마도 이젠 버전 업을 할 때가 됐다. 앞으로 제3세력 주연, 여권 조연의 새 드라마도 선을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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