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니아는 '된장녀'라는 오해를 받으면서까지 스타벅스 등 비싼 커피전문점을 고집한다. 왜 그럴까. 이유는 원두에 있다. 커피전문점은 해발 1,000m 이상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최고급 품종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한다. 아라비카는 병충해에 민감해 섬세한 정성을 기울여야 하지만 다른 원두에 비해 단맛 신맛 감칠맛과 향이 깊고 풍부하며, 카페인 함량도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 로부스타 원두는 아라비카보다 값이 싸고 커피 추출율이 높기 때문에 흔히 '슈퍼마켓 브랜드'라고 불린다. 캔이나 인스턴트 커피는 대부분 로부스타로 만든다. 로부스타는 아라비카에 비해 향이 약하고 맛도 거칠다.
커피 맛의 차이는 생두(生豆 ㆍ그린 빈)를 볶는 로스팅(배전) 기법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강하게 볶을수록 맛과 향이 두드러지는데, 아라비카는 강한 배전을 견디지만 로부스타는 열을 견디지 못하고 그냥 타 버린다. 더구나 오래 볶을수록 원두 무게가 줄어들어 손해가 나는 터라 장사하는 입장에선 로부스타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최근엔 인스턴트 커피도 프리미엄 바람을 타고 있다. 아라비카 원두로 만든 신상품이 잇따라 나오면서 전문점 커피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손쉽게, 싸게, 맛있게'라는 장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동서식품은 최고급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한 '맥심 아라비카100'과 '맥심 라떼 디토'를 출시했다. 맥심 아라비카100은 100% 아라비카 원두의 깊고 진한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는 명품 인스턴트 커피로 여성 소비자가 타깃이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맥심 라떼 디토는 아라비카 원두를 강하게 볶아 정통 이탈리아식 에스프레소의 깊이를 재현한 프리미엄 커피 믹스다.
매일유업은 아라비카 원두와 부드러운 생우유를 사용해 커피 본연의 맛을 살린 '카페라떼 바리스타'를 내놓았다. 에티오피아 산 모카를 국내산 참숯으로 저온에서 배전하는 정통 숯불 로스팅 기법으로 만들었다. '바리스타 스모키'와 '바리스타 모카프레소' 두 종류로 250㎖ 용량(1,700원)의 프리미엄 컵 커피다.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배스킨라빈스는 여름을 겨냥해 아이스크림 커피 '카푸치노 블라스트'를 선보였다. 아라비카 원두 추출액과 프리미엄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넣어 부드럽고 풍부한 맛이 일품이다. 다이어트를 고려해 저지방 우유를 썼고 씹히는 얼음 알갱이도 독특하다. 카푸치노 오리지널(3,400원)과 모카, 카라멜(각 3,800원) 등 3종이다.
고급커피의 대명사 스타벅스의 병 커피 '프라푸치노'는 강배전한 아라비카 원두와 우유를 섞어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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