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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현대重 '포스코 백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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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현대重 '포스코 백기사'

입력
2007.04.26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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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설이 제기되고 있는 포스코가 동국제강 및 현대중공업과도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국내 제조업체가 경쟁기업 또는 타 제조업체와 지분 교환 등을 통해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적대적 M&A가 벌어질 경우에 대비해 더 많은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26일 이사회를 통해 계열사의 냉연사업부문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결의했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은 26일 장 마감 뒤 포스코 자회사인 포항강판의 지분 9.8%(58만8,000주)를 122억원에 매입했고, 포스코 역시 동국제강 자회사인 유니온스틸의 지분 9.8%(100만5,000주)를 402억원에 사 들였다. 동국제강은 또 나머지 차액인 280억원을 들여 올 상반기 중 포스코 주식을 장내 매입키로 했다.

양측은 이번 제휴를 계기로 냉연부문 계열사의 상호 경쟁력 강화를 적극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포항강판과 유니온스틸은 아연-알루미늄 도금강판 제품 같은 고급 도금강판 제조기술 및 신수요 개발기술 협력을 추진하고,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공동 마케팅을 적극 모색키로 했다.

또 유니온스틸은 냉연설비 확장으로 증가되는 냉연 중간제품인 미소둔강판(도금강판 등의 소재로 사용되는 풀 하드 강판)을 포항강판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포항강판은 유니온스틸로부터 이를 장기 구매키로 했다.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이번 제휴를 통해서 공급사와 고객으로서 30여년간 쌓아온 신뢰 관계가 더욱 공고하게 만들게 됐다. 또 냉연부문 계열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시너지도 한층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동국제강이 포스코 주식을 상반기 중 장내 매입할 경우, 적대적 M&A 국면에서 백기사 역할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과도 전략적 제휴를 맺고 주식 맞교환을 추진키로 했다. 현대중공업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이 3,466억원을 들여 포스코의 자사주금전신탁으로부터 포스코 주식 1%(87만2,000주)를 매입하고. 포스코는 같은 금액만큼 현대미포조선이 갖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주식 1.9%(144만4,000주)를 매입하는 형식이다.

양 사간 주식 교환은 조선용 후판의 안정적 거래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최근 적대적 M&A 위협이 점증함에 따라 상호 우호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포스코의 ‘우군 확보’ 행보는 최근 더욱 빨라지는 양상이다. 한편으론 포스코 직원, 협력회사, 광양시민 등의 자발적 ‘포스코 주식사기’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론 다양한 관계사와 상호 백기사 역할을 해 줄 것을 논의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농협 등도 포스코에 대한 지분 추가 매입을 검토하고 있어 포스코로서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 세력 기반을 더욱 넓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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