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간 초단기금융시장인 콜시장에서 하루치 콜금리가 연 5%대로 폭등했다. 현재 한국은행의 콜금리 목표치가 4.50%인 것을 감안하면,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2번 인상한 것과 같은 충격이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날 하루짜리 콜금리는 연 5.03%를 기록했다. 전날에도 4.74%까지 오른 데 이어 콜금리가 하루 만에 다시 0.3%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이다. 콜금리목표제가 도입된 이후 실세 콜금리가 한국은행 운용목표치와 이 정도 격차로 벌어진 것은 처음이다.
이처럼 콜금리가 급등하는 것은 외환 당국 등이 단기외채 증가에 대해 잇따라 경고를 하고 있는 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진동수 재정경제부 차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단기외채 증가는 실물 부문(조선업 등)의 해외 수출 호조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외환거래 금융기관에 대한 건전성 지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외은 지점과 국내은행들은 대외 차입을 자제하고 국내에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는데다, 콜시장에 자금을 조달해 온 종금사, 자산운용사들은 자금공급을 급격하게 줄이고 있다. 일부 외은 지점들은 금리를 불문하고서라도 차입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이날 외은지점에 적용되는 콜금리는 한때 5.20%까지 치솟았다.
콜금리 조정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은행도 자금 공급을 외면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 지준 사정이 다소 어렵긴 하지만 금융권에서 풀 수 있는 문제”라며 “시장 참가자들의 과민 반응이 수그러지면 시장도 진정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한은이 개입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단기외채 경고와 월말 효과가 겹치며 콜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에 다음주까지 콜금리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콜금리 강세가 이어지면, 은행 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도 인상될 가능성이 커져, 부채를 진 가계와 기업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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