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최모(45)부장은 지난해부터 시작한 골프에 한창 재미를 붙여 겨울 내내 연습장에서 맹훈련을 거듭했다. 덕분에 샷 감각이 일취월장, 본격적인 필드 공략에 나설 준비를 착착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최 부장의 골프욕심은 여기서 끝이 났다. 필드에 나가기 전날 밤, 갑자기 어깨 관절에 통증이 왔고 결국 관절에 염증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골프 금지령’이 떨어진 것은 물론이다. 최 부장처럼 운동 욕심에 몸을 갑자기 혹사해 발생하는 ‘과사용 증후군(Overuse Syndrome)’ 환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김성재 교수팀은 지나친 ‘웰빙’ 열풍에 운동을 과도하게 지속, 관절 등 몸에 무리가 온 일명 ‘과사용 증후군’ 환자가 2002년의 574명에서 2006년 1,939명으로 5년 사이 4배 가량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김 교수팀은 과사용 증후군의 원인이 된 운동이 대부분 골프, 축구, 등산, 스노우보드, 달리기, 인라인 스케이트, 농구 등으로 매우 대중적이고 인기 있는 스포츠들이라며 과거 정형외과 환자들의 대부분을 교통사고 피해자들이 채웠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김성재 교수는 “반복적인 동작 혹은 훈련 양의 증가로 근육과 뼈 조직에 미세 상처가 생기고 이 상처가 회복 능력을 초과해 염증, 부종, 통증으로 발전한 것을 과사용 증후군이라 부르는데 짧은 시간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으려고 운동을 심하게 하면 쉽게 발생한다”고 말했다.
꾸준히 운동을 해왔더라도 방심은 금물이다. 짧은 시간 평소보다 많은 운동량을 소화한다면 여지없이 병원신세를 질 가능성은 커진다. 헬스클럽에서 과도하게 상체운동을 하면 어깨관절의 충돌증후군, 골프와 테니스로 팔을 심하게 휘두르면 팔꿈치 관절의 염증, 장시간 달리면 족저 근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과사용 증후군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운동량을 조절하는 것만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통증이 이어진다면 심한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김 교수는 “운동전후 근육과 관절, 인대를 충분이 풀어주기 위한 준비 및 마무리 운동을 빼먹지 말고 필요한 운동장비를 꼭 챙기고 성과 보다는 즐기는 마음으로 운동에 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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