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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폭 넓히는 정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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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폭 넓히는 정운찬

입력
2007.04.26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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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25 재보선을 전후해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그는 며칠 전 열린우리당 개혁그룹 의원들과 회동한 데 이어 26일 국민중심당 대표인 심대평 당선자와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독자 신당 창당을 위한 터를 다지려는 듯 정치권과의 교감을 넓히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정 전 총장은 지난 20일 경주고에서 특강한 뒤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열린우리당 임종석ㆍ김영춘ㆍ우상호 의원과 자리를 함께 했다. 여느 회동과 달리 정 전 총장측이 만남을 제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정 전 총장은 재보선 이후의 범여권 재편 구도에 큰 관심을 보였다. 농반진반으로 정 전 총장 중심의 창당 의지를 내비치는가 하면 정치자금 전반에 대해 묻기도 했다고 한다. 참석 의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정 전 총장의 결단을 요구했다.

이는 정 전 총장이 정치권 입문 준비에 본격 착수했음을 보여준다. 개혁 색채와 안정적 이미지를 동시에 갖고 있으면서 일정한 정치 경험도 쌓은 우리당 40대 의원들과의 회동에 나선 것부터가 그렇다.

또 독자 창당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적극 설명하며 조언을 구했다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한 참석 의원은 “정치자금 문제가 거론되자 굉장히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5월 중순 이후에나 결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정치에 대한 신념만은 확고해 보였다”고 전했다.

정 전 총장은 재보선이 끝난 직후에도 심대평 대표와의 이른바 ‘정ㆍ심 연대’ 가능성을 내비치며 적극적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이며 기회가 된다면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말로 심 대표에 대한 호감을 표현했다.

정 전 총장이 독자 창당을 시사했고, 심 대표 역시 범여권과 일정한 거리를 두려고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사람이 충청권을 고리로 중간 지대에서 독자세력 기반 다지기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열린우리당의 한 기획통 의원은 “범여권 대선 승리의 출발점은 호남과 충청을 묶는 서부벨트의 복원”이라며 “정 전 총장이 충청권부터 다져나가겠다는 현실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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