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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황제도 울고가는 클레이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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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황제도 울고가는 클레이코트

입력
2007.04.26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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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클레이(흙) 코트가 뭐길래…’

‘테니스황제’ 로저 페더러(세계랭킹 1위ㆍ스위스)도 어쩔 수가 없다. 클레이코트의 최강자 라파엘 나달(2위ㆍ스페인)의 벽을 도무지 넘지 못하고 있다. 클레이코트에서 진행된 5차례의 맞대결에서 한번도 이긴 적이 없다. 반면 나달은 26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오픈에서 승리를 챙기며 클레이코트 연승 기록을 ‘68’로 늘렸다. 스페인의 한 광고회사는 페더러는 잔디에서, 나달은 클레이에서 뛰는 이색 이벤트 대회를 내달 2일 개최하기로 했다. 도대체 클레이코트가 뭐길래 테니스 황제도 기를 못 피고 있을까.

강타자의 무덤, 클레이코트

클레이코트는 이른바 ‘강타자의 무덤’으로 불린다. 서비스와 스트로크가 강한 선수들이 유독 클레이에서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메이저통산 최다(14회) 우승에 빛나는 피트 샘프러스가 대표적인 예. 은퇴할 때까지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역시 마찬가지. 10차례의 메이저대회 우승 가운데 프랑스오픈은 포함되지 않았다. 샘프러스와 페더러 모두 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지만 클레이코트에서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실패했다. 또 다른 강타자였던 보리스 베커와 스테판 에드베리 역시 프랑스 오픈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클레이의 키워드 ‘슬로우 앤 하이(Slow and High)’

그렇다면 왜 강타자들이 클레이에서 맥을 못 추는가. 정답은 볼스피드에 있다. 점토질로 이뤄져 있는 클레이코트는 습기를 많이 머금고 있고 탄력도 크다. 볼스피드가 느리고 바운드는 높아진다. 강력한 스트로크로 ‘위닝샷(Winning shot)’을 노리는 강타자들이 고전할 수밖에 없다. 전통적으로 클레이에 강한 선수들은 공에 회전을 많이 주는 ‘탑스핀(Topspin)’ 스트로크에 능하다. 결정구를 날리기 어렵기 때문에 체력이 출중하고 받아 치기에 능한 베이스라이너에게도 유리하다. 삼성증권 주원홍 감독은 “클레이코트에서는 강한 스트로크로 공격을 해도 스피드가 느려 상대방이 쉽게 리턴을 할 수 있다. 이러다 보니 서로 주고받는 시간이 길어져 나달과 같이 체력이 좋은 선수들이 유리해진다”고 설명했다.

‘진흙’ 속의 진주는 누구?

전통적으로 스페인은 클레이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1969년 프랑스오픈이 정식 메이저대회로 정착한 이후 스페인 출신 선수들이 통산 최다(8회) 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적도 6번. 스페인이 클레이에서 강한 이유는 조기 교육 덕분. 스페인은 대부분의 코트를 클레이로 만들었다. 배울 때부터 클레이에 적합한 탑스핀 위주의 기술을 습득한다. 3세 때부터 테니스 라켓을 잡은 나달은 최근 프랑스오픈 2연패에 성공하며 클레이의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한국의 경우 어릴 적부터 클레이에서 훈련하지만 유럽의 붉은 흙과 다른 황토에서 연습하기 때문에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평가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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