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ㆍ신안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김홍업 당선자는 “통합에 대한 국민적 요구는 이번 선거에서 저의 승리를 통해 확인된 만큼 결코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구태 세습정치’라는 부정적 여론 속에서도 지역 주민들이 표를 몰아준 데 대해 감사하면서 “낙후된 지역발전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라는 엄숙한 명령으로 알고 심부름꾼으로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이기 때문에 메신저 역할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질문에 “아버지는 정치를 떠난 분이다. 이제는 국회의원 김홍업으로 봐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26일 김 전 대통령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 당선자는 향후 지리멸렬한 범여권이 가닥을 잡는 데 일정한 역할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이권청탁으로 복역한 전력을 눈감은 국회의원 대물림’이라는 비판에도 전략공천을 밀어붙였고, 각 정파가 앞 다퉈 그의 당선을 도운 것은 현재의 절망적인 여권의 현실 때문이었다.
범여권의 한 의원은 “그의 당선은 단순한 원내 1석 확보가 아니다”며 “김 전 대통령의 분신으로서 여권의 중진 정치인들은 물론, 열린우리당 초선의원들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폭 넓은 정파 간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당선은 동교동계의 부활이라는 측면에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범여권의 운명이 동교동계에 맡겨질 것이라는 정치권 안팎의 전망이 가시화할 수도 있다. 정계개편 역할론으로 주목받고 있는 동교동계의 입장에서는 날개를 단 셈이다.
김 당선자는 1997년 대선과정에서 여론조사, 홍보기획 및 이벤트, 정치 CF 제작 등의 업무를 맡았던 ‘밝은세상’이라는 광고 기획사를 통해 정권교체에 크게 기여했다. 따라서 그가 이런 쪽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무안=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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