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친다!’
이승엽(31ㆍ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왼 어깨 통증을 딛고 3점 아치를 그려냈다. 일본진출 이후 개인통산 90번째 홈런이어서 더욱 의미가 컸다.
이승엽은 25일 도쿄돔에서 열린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5호 홈런을 터트리며 오랜만에 기분전환을 했다.
이승엽은 홈플레이트를 밟은 뒤 왼쪽 검지 손가락을 하늘로 살짝 올렸다 내리는 약식 ‘배리 본즈 세레머니’를 펼쳐 보이며 하늘에 계신 어머니께 5호 홈런을 바쳤다.
이승엽은 일본 진출 첫해였던 지난 2004년 지바 롯데에서 14홈런을 기록한 뒤 2005년 30홈런, 지난해 41홈런을 터뜨렸다.
세 타석까지는 범타 2차례에 1삼진. 흐트러진 타격폼으로 볼 때 홈런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8-0으로 크게 앞선 6회말 1사 1ㆍ2루에서 찬스가 왔다.
상대는 실업팀 출신으로 프로 첫 등판에 나선 우완 미들맨 다카하시 겐타로.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다카하시의 슬라이더(시속 131km)가 몸쪽에서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흐르자 이승엽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최근에 보기 힘들었던 왼발에 체중을 실은 특유의 홈런 스윙이 불을 뿜은 것이다.
타구는 오른쪽 스탠드 상단에 꽂혔고, 이승엽의 얼굴에 오랜만에 미소가 돌았다. 이승엽은 1회 첫 타석에서는 오른손 선발 가토 다케하루의 높은 변화구에 타이밍이 맞지 않아 짧은 좌익수 플라이에 그쳤고, 3회 삼진, 4회에는 내야 땅볼로 힘없이 물러났다.
세 타석 모두 타이밍이 빨라 오른쪽 무릎 등이 일찍 열리는 약점을 보였다. 하지만 홈런을 친 직후인 8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비록 우익수 공중볼로 아웃됐지만 전 보다 훨씬 안정된 스윙을 보여 타격감 상승의 청신호를 밝혔다.
이승엽은 “아직도 정상 컨디션과는 거리가 멀지만 참고 뛸 만한 상태다. 팀의 상승세에 해가 되지 않도록 4번 타자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다시 한번 강한 의지를 보였다.
5타수1안타 3타점. 이승엽의 시즌 타율은 2할7푼6리(87타수 24안타)가 됐고, 타점은 15개째. 요미우리는 6경기 연속으로 두자리수 안타를 쏟아낸 타선의 힘을 앞세워 12-1로 크게 이겼다.
한편 주니치의 이병규는 나고야돔에서 열린 히로시마전에서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3할7리로 조금 떨어졌다. 주니치는 5-1로 이겨 요미우리에 승률에서 앞서는 선두를 유지했다.
도쿄=양정석 객원기자(일본야구 전문) jsyang0615@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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