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피디아가 인터넷 백과사전이라는 정의는 수정돼야 할지도 모르겠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 참사에서도 증명됐듯 대형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각종 정보들이 세계 각지로부터 신속히 모여들어 뉴스사이트로서의 역할까지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무료 인터넷 정보 사이트 위키피디아가 버지니아공대 총격사건 기간 동안 보도매체로 변신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24일 보도했다.
위키피디아의 속성상 언론기관과 같은 최초 보도는 불가능하지만 언론 보도 내용을 비롯한 각종 정보들이 쌓이고 걸러지면서 뉴스 제공자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위키피디아는 2004년 동남아 지진해일과 2005년 런던 지하철 테러 때에도 일시적으로 뉴스 제공자 노릇을 한 적이 있다.
IHT에 따르면 위키피디아에 버지니아공대 사건 관련 정보를 제공한 사람은 총 2,074명으로 사건 항목에는 모두 140개의 주석이 작성됐다.
시간대별 사건 진행 상황은 물론 범인 조승희에 대한 상세한 정보도 상당수 등장했다. 사건이 발생한 16일부터 이틀간 위키피디아에서 이번 사건의 관련 항목을 열람한 횟수는 무려 75만건에 달한다. 학교가 위치한 블랙스버그의 신문 로어노크 타임스조차 “위키피디아가 사건과 관련된 상세 정보들의 최종 집합소가 됐다”고 보도했을 정도다.
방대한 지식의 양에 비해 신뢰도가 낮아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됐던 위키피디아는 관리자들이 의심 가는 내용에 ‘검증 필요’라는 꼬리표를 달거나 인종적 편견에 기반을 둔 인신공격성 글을 삭제하는 등 정보여과와 신뢰성 증대에도 노력하고 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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