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사료용 중국산 밀단백질에 섞인 독성 화학물질 때문에 빚어진 이른바 ‘펫푸드사태’가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식재료(식품첨가물 포함)의 안전성 논란으로 비화하고 있다.
AP통신은 23일 수입 식재료에 대한 안전성 검사의 문제점에 관한 대대적 고발기사를 냈다. 미 하원 에너지ㆍ통상 소위원회는 24일 미 식품의약국(FDA)을 대상으로 식품 안정성 검사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식재료 수입 통관절차가 대폭 강화되고 식재료의 대미 수출도 훨씬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AP통신은 이날 “펫푸드 사태 이전부터 사람들에게 식용으로 쓰이는 수입 식재료 안전성 문제가 지적돼왔다”며 “식용유부터 소맥분에 이르기까지 연간 수 십억 달러에 달하는 식재료들이 사실상 아무런 안전성 검사도 없이 통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현재 미국의 수입 통관절차에서 식재료 안전성 검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원인은 식재료의 위험도에 대한 인식 자체가 낮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식재료는 샐러드 드레싱에서부터 아이스크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인스턴트식품에 쓰이지만, 사망사고를 유발할 정도의 치명적 결함이 발생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 금방 상하는 육류나 생선과 달리 거의 변질 가능성이 없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검역 인력의 절대 부족도 지적되고 있다. FDA에 따르면 현재의 검역 인력으로는 지난해 통관된 890만건의 수입 식품 가운데 1%만을 검역하기도 힘겨운 상황이라는 것. 이에 따라 식재료의 안전성은 결국 식재료를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업자나, 소매점에서 제품을 사는 소비자의 몫으로 넘어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식재료 수입은 화물수송의 용이성과 낮은 변질 가능성, 소비자 취향의 다변화 등에 힘입어 급증세를 타고 있다. 동식물 가공 식재료 수입액은 2001년 44억달러에서 2006년 76억달러로 73% 증가했다. 여타 식품 및 음료 수입액은 같은 기간 383억달러에서 630억 달러로 65%나 늘었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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