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스트리트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꼽히는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22일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로 전격 이동했다. 월스트리트에선 이를 두고 좌천성 인사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로치는 지난해 초부터 세계 주요국을 다니며 '미국발 세계경기 둔화'를 경고해왔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경제 둔화를 우려하며 글로벌 연착륙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에는 강세장을 예상했던 골드만삭스의 애비 조셉 코헨과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는 현재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대출) 부실 문제에도 불구하고 로치의 예상처럼 급격히 둔화되지는 않고 있다.
또 뉴욕증시를 비롯해 글로벌 증시는 연초 이래 승승장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로치의 '비관론'은 모건스탠리 '하우스 뷰(증권사의 공식 경제ㆍ증시전망)'의 공신력을 훼손한 셈이 됐다.
로치 역시 이번 인사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는 23일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솔직히 말해 혼란스럽다"며 "인생은 느닷없이 꼬이고 뒤집힌다.
이번 인사 역시 명백히 그렇다. 나는 월 스트리트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로서 경력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전적으로 예상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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