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정기 대의원 총회에 참석한 국회의원은 5명이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은 4명으로 이중 2명이 법안소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의사협회 등 보건의료단체와 관련된 법안을 심의ㆍ의결하는 법안소위는 의원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의원들의 의사협회 대의원총회 참석은 의례적인 의정활동으로 볼 수 있지만 참석자 다수가 장동익 의사협회 회장 발언록 파문으로 ‘의정(醫政) 커넥션’ 의혹을 받는 의원들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의원들이 총회에서 남긴 말들도 인사치레 수준을 넘어서 의사협회의 불법 금품 로비에 대한 의혹을 더욱 부풀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의원 중 3명은 23일 공개된 장 회장의 발언록에 등장한다. 장 회장이 “그 사람이 맨입에 하느냐. 1,000만원 현찰로도 줬다”고 지목한 한나라당 A의원과 “(법안소위에서) 네 명만 잡고 있으면 의료법도 법안소위에서 폐기할 수 있다”며 거론된 열린우리당 C의원은 다른 의원들과 함께 축사를 했다.
총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향후 대선정국을 비롯한 정치권에 의료계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의사들의 정치세력화’를 독려했다.
A의원은 “전국 58개 기초의원 보궐선거 때문에 오늘도 부산 경남에 가야 하는 데 꼭 참석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왔다”고 말해 유대감을 과시했다. A의원은 “국회 차원에서 의료법 개정에 도움이 되지 못해서 미안하고 송구스럽다”며 몸을 낮췄다.
A의원은 “연말정산 간소화 방안과 관련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문제제기 하는 한편 소득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자리를 빌어 관심과 지지, 가르침을 달라”고 말해 대의원들의 박수를 받았다.
장동익 회장은 23일 공개된 강원도의사회 대의원 총회 발언록에서 “연말정산 대체법안 때문에 A의원에게 1,000만원을 줬다”고 밝힌 바 있다. 의사협회는 정부의 연말정산 간소화 방안에 대해 지난해부터 강력 반대 해왔다.
한나라당 B의원은 “가장 냉철한 지성과 따뜻한 감성으로 생명을 존중하는 이들이 바로 여기에 있다”며 “이 시대의 가장 지성이라고 하는 의사들이 여러 가지 법을 개정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의사협회와 뜻을 같이 함을 내비쳤다.
개회 이후 뒤늦게 참석한 C의원도 의사협회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남겼다. C의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의료법도 국회 차원에서 관련 단체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듣고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도 의사 회원들의 노고를 잊지 않고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D의원은 “의료법 개악에 대한 논의 때문에 의료계가 많이 힘들다”며 “의사협회의 이해관계가 아닌 의료발전 이슈를 개발해 대선 전에 의사들의 정치세력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사 출신으로 다른 상임위원회에 소속된 D의원은 “어려운 때에 복지위에 있지도 못해 송구스럽다”고 덧붙였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