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이용한 금융사기(보이스 피싱)가 월 2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피해액도 평균 1,000만원이 넘는다. 금융감독 당국은 주로 중국, 대만계로 추정되는 외국인에 의해 전화금융사기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외국인 계좌 개설 등을 중점 점검하는 등 피해예방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24일 금융감독원이 경찰청 추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접수된 전화금융사기 604건 중 67%에 달하는 403건이 올해 2~3월 두 달간 발생했다.
이 기간 전화사기 피해액도 20억5,000만원으로 건당 피해액이 1,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화금융사기에 속아 사기범들의 계좌에 자금을 이체한 뒤 거래은행에 긴급히 지급정지를 요청한 경우도 17개 은행에서 2,000여개 계좌에 달했다.
사기 수법도 점차 지능화하고 있다. 백화점에서 신용카드 결제가 이뤄졌다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낸 뒤 사용 내역을 확인하려는 피해자에게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등을 알아내 인터넷 등으로 물건을 구매하는가 하면, 동창회나 종친회 등의 연락처를 입수해 회원들에게 돈을 빌려달라는 문제 메시지를 보내는 사례도 있었다.
또 자녀에게 반복적으로 전화해 휴대폰을 끄도록 한 뒤 부모에게 전화해 납치를 가장해 입금을 유도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전화금융사기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은 외국인의 계좌가 여럿 개설된 영업점에 대해 중점적인 점검을 실시하는 한편, 단기 관광 목적으로 방문한 외국인에 대한 계좌 개설이나 현금카드 발급 등을 엄격히 관리하기로 했다.
또 이들에 대한 현금자동화기기 이체나 자금인출한도를 낮추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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