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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지휘차 내한 뉴욕필 부지휘자 시앤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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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지휘차 내한 뉴욕필 부지휘자 시앤 장

입력
2007.04.23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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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출신 여성 지휘자 시앤 장(34)의 키는 150㎝ 밖에 되지 않는다.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피아니스트가 되기에는 손도, 키도 작았고 힘도 부족했다. 하지만 포디엄에서는 다르다.

뉴욕 필의 음악감독 로린 마젤에게 발탁돼 2005년부터 뉴욕 필의 부지휘자(Associate conductor)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뉴욕 필 뿐 아니라 런던 심포니 등 세계적 오케스트라와 오페라를 지휘하며 음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시향을 지휘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에 온 시앤 장은 “지휘자에게는 사이즈가 아니라 두뇌와 음악이 중요하다. 중국 속담에도 작은 사람이 더 똑똑하다는 말이 있다”며 웃었다. “같이 공연을 했던 오보에 연주자를 길거리에서 만났는데 나를 못 알아보는 거예요. 뒤늦게 나라는 걸 알아차리고는 깜짝 놀라면서 무대에서 봤을 때는 키가 아주 큰 줄 알았다고 하더라구요.”

중국 단둥(丹東)에서 태어난 시앤 장은 음악 선생님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3세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베이징(北京) 중앙음악학원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다 한 여성 교수의 권유로 지휘로 전향했고, 불과 20세의 나이에 베이징 센트럴 오페라 하우스에서 <피가로의 결혼> 을 지휘하며 데뷔했다. 2002년 마젤 빌라 국제 지휘 콩쿠르 1위 입상은 그를 세계 무대로 이끌었다.

미국 신시내티 음대 지휘과 교수를 지내기도 한 그는 “상대적으로 기회가 적은 여학생들을 더 많이 격려해준다”고 말했다. 지휘는 여성의 진출이 가장 더딘 분야 중 하나. 시앤 장은 “여성 지휘자는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아주 심한 질책과 비판을 감당해야 한다”면서도 “여성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고, 감수성이 풍부하며 인내심도 강해 충분히 지휘자로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도 처음에는 여자 연주자의 수가 매우 적었고, 기업의 CEO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지휘를 공부하는 여성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뛰어난 여성 지휘자가 앞으로는 많이 나올 겁니다.”

그의 포부는 아직 여성 지휘자의 손길이 닿은 적 없는 오케스트라를 차례로 섭렵해가는 것. 그리고 이런 꿈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세계 최고(最古) 오케스트라인 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도 내년 그에게 지휘봉을 빌려준다. “큰 곳이건 작은 곳이건 상관없어요. 여성 지휘자로서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책임감을 갖고 있습니다.”

시앤 장은 29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을 지휘해 중국 출신 미국 작곡가 첸 이의 <모멘텀> , 중국 클래식 기타리스트 쉬에페이 양이 협연하는 로드리고의 <아랑페즈 협주곡> ,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을 선사한다. (02)3700-6300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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