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올랐죠. 하지만 곧 용산이 강남을 능가할 텐데 뭘 망설이세요.”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인근 중개업소 밀집지역. 공휴일인데도 업소 절반은 문을 연 채 손님들과 상담중이다. 업소 앞에는 고급 외제차도 많이 보인다.
K부동산 A씨는 “1년 전만 하더라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 철도청 기지창 인근 땅값이 평당 3,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까지 뛰었다”고 귀띔했다.
이제 옛날의 용산이 아니다. 각종 도시정비 및 개발계획이 잇따르면서 서울의 ‘황금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강남 위에 용산’이란 말까지 나온다. 변화모습을 미리 그려본다.
철도 정비창과 한강로 주변-랜드마크의 숲
철도청 정비창과 한강로 일대는 뉴욕 맨해턴 센트럴파크 주변을 연상시키는 마천루 숲으로 변한다. 특히 철도청 정비창 부지 13만4,000평은 초대형 복합단지로 개발한다는 서울시 계획아래 무려 615m짜리 건물도 세워질 전망이다.
집창촌 일대였던 인근 1만8,000여평에도 40층짜리 호텔과 주상복합 건물이 대거 들어선다.
용산역 건너편 국제빌딩 인근에도 주상 복합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국제빌딩 주변 2만8,000평에는 최고 40층짜리 주상복합 건립계획이 조합설립을 거쳐 차질 없이 진행중이다.
파크자이 벽산메라트리움 대우트럼프월드 시티파크, 파크타워 등 30~40층 초고층 주상복합도 한강로를 따라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땅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과 삼각지역 사이는 평당 8,500만원에도 매물이 없을 정도. 또 시티파크의 평당 프리미엄은 2,000만원으로 3년전 분양가 1,600만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69평형은 프리미엄만 무려 20억원이 붙었다.
스타공인 관계자는 “이제 집창촌과 지저분한 판자집이 즐비한 용산을 생각하면 안된다”며 “몇 년만 지나면 상전벽해라는 말을 실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기지 일대-환경이 살아 숨쉬는 한국판 비버리힐즈
남산과 용산 미군기지 일대는 고급 빌라 입지로 적합한 곳으로 한국판 비버리힐즈로 바뀔 예정이다. 미군지지 81만평이 민족공원으로 조성된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남산 밑자락에 위치한 용산 2동과 후암동이 특히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용산2동은 남산과 미군기지를 잇는 녹지축의 정중앙에 자리잡은터라, 이 곳만 녹지화되면 남산~한강까지의 녹지축이 완성된다.
후암동은 아직 구체계획이 없지만 남산을 등지고 미군기지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구릉지여서 고급빌라촌으로 거론된다.
청담공인 관계자는 “아직 아무런 계획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미 부동산 열기가 쓸고 가는 바람에 대지지분이 평당 3,000만~4,000만원에 달한다“며 “이제는 공원 조망권도 각광받는 시대라 값은 더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보광동 서빙고 원효 지구- 미니 신도시와 대형 아파트 단지로
보광동 일대 33만평은 한남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돼 1만4,000여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중층아파트 위주의 미니 신도시(용적률 230~240%)가 조성된다.
현재 한남재정비촉진지구는 개발 기대감으로 대지지분이 평당 6,000~7,0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이익을 노리고 지분쪼개기가 심하게 이뤄진 상태라 사업추진이 쉽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노후 주택 밀집지역인 서빙고, 원효, 이촌 지구도 단지별로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대표는 “용산 개발계획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용산이 한국최고의 상업중심지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노후주택이 산재해 있어 주거지역으로서는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형영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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