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헤스 / 민음사23일 '세계 책의 날' "도서관은 영원하리"
4월 23일은 '세계 책의 날'이다. 그 연유는 세르반테스(1547~1616)와 셰익스피어(1564~1616)가 공교롭게도 1616년 4월 23일 같은 날 사망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새삼 설명이 필요없는 문호다.
유네스코는 또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 책을 읽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던 '세인트 조지 축일'이기도 한 이 날을 기념해 1995년부터 세계 책의 날로 정했다.
우주는 "영원히 지속될 도서관"이며 인간은 "불완전한 사서"라고 했던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1899~1986)가 살아 있다면 세계 책의 날을 무어라 표현했을까.
보르헤스는 '책에 대한 책의 작가'다. 자신의 모든 작품을 "상상의 책 위에 씌어진 주석으로서의 글쓰기"라고 했던 그는 후기구조주의, 포스트모더니즘 등 '20세기 후반 모든 지성 사조의 창조자'로 불린다.
그가 말한 상상의 책, 혹은 허구의 책을 모티프로 사건이 전개되는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이나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 같은 소설은 모두 보르헤스로부터 비롯됐다. 영원한> 장미의>
보르헤스 자신은 단편소설집 <픽션들> (1944)에 실린 <삐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 나 다른 소설집 <셰익스피어에 대한 기억> (1983) 등을 통해 세계 책의 날이 있게 한 두 문호의 정신적 계승자임을 밝히고 있다. 셰익스피어에> 삐에르> 픽션들>
역시 <픽션들> 에 실린 <바벨의 도서관> 에서 그는 말한다. "인류는 소멸해 가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도서관은 영원히 지속되리라. 불을 밝히고… 고귀한 책들로 무장하고… 비밀스러운 모습으로." 바벨의> 픽션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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