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상장을 추진 중인 삼성카드가 삼성 계열사에 3,000억원 가량의 ‘상장 이익’과 수조원대의 ‘평가 이익’을 안겨 줄 전망이다. 반면 2003년 삼성카드가 발행한 8,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에 투자한 개인들은 오히려 손해를 볼 처지에 놓였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보유 중인 삼성카드 주식 3,481만주(35.06%) 중 468만주를 삼성카드 상장 시 구주 매출(기존 보유주식 매각)에 참여해 처분할 계획이라고 20일 공시했다.
삼성생명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삼성카드 주식의 장부 가격은 2만7,081원. 주식의 처분 단가는 상장 전 수요예측방식에 따라 정해지는 공모가로 결정되는데 4만원대 후반~5만원대 초반으로 예상된다.
공모가 5만원을 가정했을 때 주당 처분이익이 2만3,000원으로 상장에 따른 이익이 1,076억원에 달한다. 삼성카드 최대주주(46.85%)인 삼성전자의 상장 이익은 삼성생명의 2배에 육박할 전망이다.
구주 매출 물량이 630만주로 삼성생명보다 160여만주 많은 데다, 삼성카드 주식의 장부 가격도 2만915원으로 삼성생명의 77%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주당 처분이익 2만9,000원을 가정하면 상장 이익은 1,827억원에 달한다.
삼성 계열사가 삼성카드 상장으로 쥘 수 있는 현금은 3,000억원 안팎이지만, 보유 주식 평가이익은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공모가 5만원을 가정하더라도 삼성전자 1조1,664억원, 삼성생명 6,930억원, 삼성전기 226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해 총 2조원에 육박한다. 상장 후 삼성카드 주가가 오르면 삼성 계열사의 평가이익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반면,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삼성카드 전환사채(CB)를 사들인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카드 상장으로 오히려 손해를 볼 처지다.
2008년 6월 채권 만기까지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연 9%의 수익을 보장 받을 수 있지만, 상장을 할 경우 전환가격이 4만3,000원대로 공모가가 불과 15% 정도 높은 수준이다.
2003년 투자했다고 가정할 때 4년간 수익률로 치면 ‘껌값’인 셈이다. 이는 현재 거래되고 있는 CB 가격(수익률 27% 안팎)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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